2024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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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지진·전쟁 난민의 ...수호천사 한국 카리타스

[해외 원조 주일]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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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시리아 지진 피해 긴급구호.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제공
2023 긴급 식량 지원 사업.



이웃의 눈물 닦아준 2023년 
지난 한해 46억 8000여 만 원 
긴급구호와 개발협력에 지원 

지진·전쟁 발발에 즉각 대응 
시리아·튀르키예 지진 발생 
우크라·이팔 전쟁에 긴급 지원

누적된 사랑 
1993년부터 2023년까지 
1249개 사업에 728억여 원 도움





지진이 할퀴고 지나간 자리. 건물은 흔적도 없이 무너져 내렸고, 도로는 종잇장처럼 찢겨 나갔다. 수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진으로부터 살아남았지만,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은 길거리로 내몰려야만 했다.

지진의 상처가 회복되기도 전, 이번에는 미사일과 총알이 사람들에게 날아들었다. 총알이 빗발치는 거리에는 사람들의 비명이 가득했고, 계속되는 미사일 공습으로 건물은 불길에 휩싸였다. 지금도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수많은 사람이 자연재해와 전쟁으로 울부짖고 있다.

1월 28일은 32번째 맞는 해외 원조 주일이다. 2024년 해외 원조 주일의 주제는 ‘인류는 한 가족, 모든 이에게 양식을’이다. 전 세계 가난하고 소외된 형제자매에게 삶의 희망을 전하고자 함이다. 해외 원조 주일을 맞아 지난해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이사장 조규만 주교, 이하 한국 카리타스)이 지구촌 이웃의 눈물을 닦아주고, 삶을 회복하고자 펼친 따뜻한 활약상을 들여다본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지진이 빼앗아 간 것들

2023년 2월 6일 오전 4시. 튀르키예와 시리아 국경 지역에서 7.8 규모의 강진이 발생했다. 지진이 발생한 지역은 그동안 큰 지진이 없던 까닭에 벽돌을 쌓아올리거나 콘크리트로 만든 건물들이 많았고, 지진에 대한 대비도 부족했다. 거기에 모두가 잠든 시간인 오전 4시에 지진이 발생하면서 수만 명의 사망자와 수백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컸다.

특히 시리아는 12년간 지속한 긴 전쟁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심각한 인도적 위기에 부닥쳐 있었다. 그런 탓에 이번 지진까지 일어나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의 큰 타격을 입었다. 지진 피해 지역은 시리아 국경과 인접한 까닭에 내전을 피해온 난민 수백만 명이 모여 살고 있었다. 이미 극도로 위태로운 상황에서 지진까지 겹치면서 시리아 난민들은 더 큰 아픔을 겪었다.

교회도 지진 피해를 피하지 못했다. 튀르키예 동남부를 담당하는 아나톨리아대목구 이스켄데룬에 위치한 주교좌 주님탄생예고성당은 지진으로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19세기 말에 지어져 100년 넘는 역사를 지닌 성당은 외벽 일부와 종탑만이 남았다.

한국 카리타스는 지진 피해 직후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긴급구호를 위한 특별모금을 펼쳐 2023년 5월 31일까지 13억 5000만 원의 성금을 모금했다. 한국 카리타스는 이 성금으로 2023년 튀르키예 지진 피해 긴급구호 사업에 4억 250만 2000원(미화 30만 달러), 시리아 지진 피해 긴급구호 사업에 6억 6672만 9000원(미화 50만 달러)을 지원했다.



전쟁이 남긴 생채기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이 시작됐다. 총알이 사람들에게로 날아들었고, 하늘에선 미사일이 비처럼 쏟아졌다. 이 때문에 약 1만 80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 중 70 이상이 여성과 어린이였다. 가자지구 전체 인구의 85에 달하는 약 193만 명은 삶의 터전을 잃고 피란민이 됐다.

한국 카리타스는 오랫동안 예루살렘 카리타스와 협력하고 있다. 2022년 11월 현장방문 이후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서 긴급구호, 의료지원, 여성 직업 훈련, 아동과 노인 지원사업 등 다양한 중장기 개발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예루살렘 카리타스와 화상회의를 통해 긴급구호 추진 현황을 파악하고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피란민들에게는 긴급 의료, 식량, 위생 지원을 계속 제공할 예정이다.

2022년 2월에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2년이 다 된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 카리타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긴급구호를 위해 특별 모금 캠페인을 벌여 모금된 약 7억 원의 성금을 바탕으로 166만 명이 넘는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2022년 9개 사업에 12억 원을 지원한 바 있다. 이어 2023년에도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을 위해 4개 사업에 약 4억 8000만 원을 지원해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이들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국 카리타스 2023년 해외 원조

한국 카리타스는 2023년 해외 원조 주일 2차 헌금 16억 824만 6229원(2023년도 해외 원조 주일 2차 헌금 총액 20억 1030만 7786원에서 주교회의 해외 원조 기금인 총액의 20를 제외한 금액)을 모금했다. 이와 함께 후원 회원들의 정성을 더해 작년에만 33개 국가에 총 59개 해외 원조 사업으로 한화 46억 8089만 9397원(미화 352만 5876달러)을 지원했다.

사업 유형별로는 긴급구호 37개 사업에 전체의 59인 27억 4254만 5728원, 개발협력 22개 사업에 41인 19억 3835만 3669원을 지원했다. 2023년은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진 피해 긴급구호 사업과 긴급 식량 지원 사업에 집중하면서 전년보다 지원 사업 수는 줄었지만, 지원금은 약 1억 원 늘었다.

대륙별로는 아시아 21개 사업에 13억 3144만 3824원(29), 중동 9개 사업에 12억 7673만 1145원(27)을 지원했다. 또 튀르키예와 우크라이나 등 유럽 7개 사업에 9억 4991만 540원(20), 아프리카 17개 사업에 9억 1632만 1048원(20), 중남미 5개 사업에 2억 649만 2840원(4)을 지원했다.



긴급구호 사업

2023년 한국 카리타스는 전 세계에서 발생한 전쟁과 기후 위기로 인한 자연재해, 식량 위기로 고통받는 이들이 존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긴급구호 사업을 추진했다. 총 37개 사업에 27억 4254만 5728원(미화 206만 7441달러)을 지원했다.

한국 카리타스는 우선 2023년 2월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고통을 겪는 이재민을 돕기 위해 3개 사업에 10억 6923만 1000원을 지원했다.

장기화하고 있는 전쟁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와 미얀마, 에리트레아를 비롯해 콩고민주공화국, 아르메니아, 수단 분쟁 등으로 심각한 위기에 처한 난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위해서는 7개의 긴급구호 사업에 6억 6266만 230원을 지원했다.

또 극심한 자연재해로 고통을 겪는 몽골과 르완다, 말라위, 마다가스카르와 강진으로 큰 피해를 본 모로코 이재민을 돕기 위한 5개 긴급구호 사업에 4억 7640만 8738원을 지원했다.

팔레스타인 빈곤 청소년 교육 지원사업과 해마다 반복되는 식량 위기로 고통을 겪는 부르키나파소 긴급구호 사업에 1억 144만 5760원을 지원했다. 특히 전쟁과 코로나19 여파로 심각한 경제 위기와 더불어 기후변화로 더욱 극심해진 최빈국의 식량 위기 상황을 고려해 15개국에 파견된 한국 선교사들을 통해 20개 긴급 식량 지원 사업에 4억 3280만 원을 지원했다.

 
지구촌 기아 퇴치 캠페인 -인류는 한 가족, 모든 이에게 양식을.
2023 모로코 지진 피해 긴급구호.


개발협력 사업

한국 카리타스는 12개 지속 사업과 10개 신규 사업을 포함해 2023년도 개발협력 사업으로 교육 지원과 취약계층 지원, 의료 보건, 식량 안정 등 총 22개 사업에 19억 3835만 3669원(미화 145만 8435달러)을 지원했다.

한국 카리타스는 2023년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 지역에서 빈곤을 해결하고 인간 발전 지원을 위해 빈곤 지역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교육 지원사업,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긴급 지원과 직업 훈련, 생계 지원사업을 추진했다. 보건 의료와 위생 증진 사업, 농업 개발을 통한 식량 안정 사업 등 다양한 개발협력 사업을 추진했다.



받는 교회에서 ‘나누는 교회’로

한국 교회는 6·25 전쟁 이후 1980년대 중반까지 보편 교회 원조를 받았다. 그러다 1984년부터 간헐적으로 해외 긴급구호 지원을 시작했다. 이후 한국 주교회의는 1992년 추계 정기총회에서 해외의 가난한 이웃을 위한 나눔을 실천하도록 해마다 1월 마지막 주일 2차 헌금을 해외 원조 기금으로 사용하도록 결정하고, 이를 한국 카리타스에 위임했다.

주교회의는 또 2010년 12월 재단법인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을 설립해 해외 원조 사업을 수행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한국 교회 모든 신자는 1993년부터 새해를 시작하는 첫 달인 1월 마지막 주일에 해외 가난한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가진 바를 나누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 카리타스는 이를 통해 국가, 인종, 종교, 이념과 관계없이 아프리카, 아시아, 중동, 남미 등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1993년부터 2023년까지 131개 국가에서 총 1249개 사업에 728억 6633만 7250원(미화 6520만 6287달러)을 세계의 가난한 이웃을 위해 지원했다.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이사장 조규만 주교


이사장 조규만 주교

“자선은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마디로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것이죠.”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신임 이사장 조규만 주교(원주교구장)는 “함께 살아가는데 나누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며 “이웃 사랑이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외 원주 주일(28일)을 맞아 지난해부터 새 이사장을 맡게 된 조규만 주교를 16일 원주교구청에서 만났다.

“국경을 초월하고, 인종과 종교를 넘어, 어려운 이들을 도와주는 것은 의미가 큽니다.” 조 주교는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해외 원조 활동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웠다. 이어 6·25 전쟁 이후 한국 교회가 보편 교회로부터 받았던 도움을 언급하며 “이제는 우리가 전 세계 어려운 이들을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보람된 일”이라고 의미를 덧붙였다.

조 주교는 대북 지원과 관련해서는 경색된 남북관계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조 주교는 “북한을 지원하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 북한이탈주민을 우선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북한과 교류할 수 있는 다른 나라 단체를 통해 북한을 지원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난민 지원에 대해서는 “보편 교회 안에 나라마다 존재하는 카리타스와 연대를 통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주교는 하지만 “어려운 이들을 돕는 데 자신을 내세우거나,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여러 사회복지 및 지원 기관의 사제들과 수도자들도 관리자로서가 아닌 맡은 소임에 대해 매 순간 성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주교는 “진정한 나눔은 가진 것이 많고 적음을 떠나 어려운 이들과 나누려는 마음”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주님께서는 내가 다른 사람에게 바라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해주라고 하셨다”며, “이것이 자선의 가장 기본자세”라고 나눔의 의미를 거듭 강조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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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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