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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목 어때요] (3) 의정부교구 광적본당 고령신자 위한 ‘음향무선청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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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9일, 의정부교구 광적본당의 평일 미사. 복음을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주임 양종석(베다) 신부가 종종 농담을 섞어 강론을 하자, 신자들 얼굴에 미소가 만연하다. 손뼉을 치며 웃기도 하고, 즐겁게 복음을 이해한 신자들의 신앙은 오늘 하루 한 뼘 더 깊어졌다.

광적본당 미사에 이처럼 활력이 넘친 것은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65세 이상 고령신자가 80 이상인 본당이기에 미사 내용을 잘 듣지 못하는 신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본당 신자 이승우(안드레아·87)씨는 “좋은 보청기를 껴도 성당 안은 소리에 공명이 있다 보니 웅얼거리게 들리는 일이 많았다”며 “강론을 못 들으니 분심을 막고자 그 동안 묵주기도를 하기도 하고, 한 때는 다른 신자들 모두 손뼉 치며 웃을 때 나만 알아듣지 못해 눈물이 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기쁜 마음으로 하느님을 만나러 와야 하는 신자들이 죄송해하며 미사에 참례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까웠던 양종석 신부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양 신부는 “잘 들리지 않는 신자들이 많다보니 강론 중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도 반응이 없거나, ‘신부님이 공지도 없이 행사를 진행한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며 “난청의 개념을 몰라 보청기를 바꾸시란 말만 했던 게 지금 생각하면 너무 죄송하다”고 설명했다.

투어 가이드용 송·수신기 등 여러 방법을 찾았지만 소리의 잡음을 잡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러다 개신교에서 어르신들을 위해 개발한 음향무선청취기를 알게 된 양 신부는 송신기 2대와 수신기 30대를 지난해 1월 성당에 설치했다. 성당 뒤에 마련된 공용 송신기와 개인 이어폰을 연결해 전원만 켜면 미사 준비는 끝이다. 멀리서는 들리지 않는 신부님의 숨소리까지 이어폰을 통해 들을 수 있게 된 덕분에 신자와 사제, 그리고 하느님과의 연결고리가 더욱 견고해지는 계기가 됐다.

양 신부는 “사제 혼자 아무리 애써도 신자들이 함께하지 않으면 미사에는 힘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기에 미사 중에 제가 말하는 것을 신자들이 알아듣고 반응하고 웃으며 함께 만들어가는 미사를 할 수 있게 된 지금이 너무나 기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장금엽(마리아·75)씨는 “신부님이 재미있는 분이란 것을 몰랐는데, 이제는 말을 다 알아들으니 좋으신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미소 지었다. 이승우씨도 “잘 들리고 나니 신부님의 목소리를 통해 복음을 들으며 예수님의 감정을 가까이서 느끼고 신앙생활을 하는 마음가짐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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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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