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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기 스마트폰 사용, 뇌 발달에 불균형 초래

[김용은 수녀의 오늘도, 안녕하세요?] 17. 영유아 스마트폰 과의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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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와 어린이에게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주는 영상과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 한 번쯤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 한 어린이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들여다보고 있다. OSV

 


우리나라 부모는 유독 교육에 관심이 많다. 유아 때부터 다양한 영재교육 브랜드에 대한 높은 관심과 열정을 보인다. 그런데 아이의 뇌에 치명적일 수도 있는 스마트폰을 영유아에게 안겨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실태조사(2022)에 의하면 스마트폰 의존현상이 심각한 ‘과의존위험군’ 10명 중 4명이 청소년이고, 26.7가 유아중독 비율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기기를 안겨준 결과가 아닐까 싶다. 가끔 동네를 돌다 보면 부모가 영유아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안기는 장면을 본다. 학부모라면 영유아의 스마트폰 과의존을 심각하게 경고하는 많은 전문가들의 칼럼을 한 번쯤 읽어볼 만도 한데 말이다. ‘스마트폰은 독’, ‘스마트폰 과몰입 발달장애’, ‘뇌 회로의 퇴화’, ‘ADHD 위험’ 검색만 해도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제목이다.

“어차피 스마트폰하고 같이 살아야 할 세대인데 통제해야 하나요?”

가끔 듣는 질문이다. 분명한 것은 통제가 아닌 절제다.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고 절제하도록 돕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문제는 영유아 때부터 스마트폰을 안겨주고는 스마트폰에 빠진 청소년기의 자녀를 통제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폰에 대한 부모들 스스로 절제가 어려운 것이 더 큰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영유아기의 뇌는 뇌신경세포 회로가 가장 활발하게 발달하는 극적으로 성장하는 시기다. 이때 인간 생애 중 최고의 속도로 엄청난 뇌세포의 연결망을 만들어낸다. 신경세포엔 수많은 가지들이 뻗어있는데, 자주 보고 듣는 가지는 튼튼하게 살아남아 더 강화되고 그렇지 않은 가지들은 사라진다.

특히, 시각과 청각이 왕성하게 발달하는 이 시기에 보고 듣는 것은 일생의 중요한 학습토대를 만들어준다. 뇌는 중요한 것보다는 익숙한 것을 선호한다. 특히 유년시절 자주 보고 듣고 만지는 익숙한 감각은 평생 즐거운 습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사실임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유아기의 스마트폰 사용이 뇌 발달에 불균형을 초래한다는 사실이 지금까지의 많은 연구에서 보여주고 있다. 스마트폰을 볼 때 아이는 조용하고 얌전하다. 그렇기에 많은 돌봄이 필요한 영유아 부모는 분주할 때 스마트폰을 안겨주고 싶은 유혹이 든다. 하지만 그 순간 아이의 뇌는 거의 정지된 상태에서 시각적 정보를 다루는 후두엽 시각기능만 활성화된다. 스크린 속 대상과의 감정교류가 일어나지 않아 정신활동을 관장하는 전두엽과 언어기능을 담당하는 측두엽의 활동은 저하된 상태가 된다. 특히 전두엽(앞쪽 뇌) 부위가 제대로 발달하지 못하면 집중력과 감정조절 능력까지 어려워지면서 인성과 도덕성에도 문제가 된다.

무엇보다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주는 영상에 익숙해지면 기다려야 하는 현실 세계의 밋밋한 자극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독서와 학습은 물론이고 기다리고 인내하며 머물러야 하는 기도나 묵상도 어렵다. 자칫 산만해지고 공감력이 떨어지면서 인생을 끌고 가야 하는 통합적 사고는 더 힘들어진다.

영유아에게 사람의 얼굴을 통한 교류는 그 어떤 경험과도 대체할 수 없다. 인간이 얼마나 소중한 대상인지를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 자극을 받고 학습되어야 한다. 직접 만지고 냄새 맡으며 손과 손이 협업을 하는 놀이를 통해 현실 세상과 만난다.

하지만 스크린 속 빠른 움직임은 자신의 삶에 어떤 연관이 있는지 현실과의 연결고리를 찾기가 힘들다. 자신의 언어와 감정을 확장할만한 여백도 없다. 절대적으로 현실 세상이 중요한 영유아는 사람의 감각과 목소리를 통해 세상은 편안하고 안전하다고 느끼게 해줘야 한다. 정서적인 안정감을 누릴 수 있을 때 인성과 도덕성이 발달되고 아이의 행복감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영성이 묻는 안부

우리 아이들, 안녕한지 안부를 묻고 싶은 5월의 문턱이에요. 요즘엔 조부모와 공동육아를 하면서 일관성 있는 교육방법과 각자의 역할이 중요해진 것 같아요. 특히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달라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있는데요. 유아기는 집중력과 감정조절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폭발적으로 발달하는 시기에요. 인성과 영성지수를 높여주고 인간답게 해주는 중요한 영역이죠. 스마트폰 과의존으로 재미를 찾는 뇌만 반응하고 자제력을 쥐고 있는 전두엽이 잠자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았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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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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