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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 해-성경의 땅을 가다] (11) 겟세마니 대성당에서 미사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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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리브 산에서 내려다본 예루살렘 시가지.
 

   이스라엘 아슈도드 항에 밤새 정박한 크리스탈호에서 아침을 맞았다. 오늘은 이스라엘 성지순례 정점이라 할 수 있는 예루살렘을 순례하는 날이다.
 이른 아침 순례객을 태운 버스는 올리브 산에 도착했다. 순례객들은 예수님 발자취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아까부터 들뜬 분위기다. 하지만 다른 날과 달리 가이드를 맡은 자매님은 쉽사리 `하차 허가`를 하지 않고 주의사항을 두 번 세 번 반복한다. 가이드의 `예언`(?)대로 과연 여러 나라에서 모여든 순례객들로 인산인해다.
 올리브 산 중턱, 예루살렘 시가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 좋은 곳에 주님 눈물 성당이 있다. 예루살렘 멸망을 예고하며 눈물을 흘리셨던 곳(루카 19,41-44)에 세운 성당이라고 한다. 성당 외형도 눈물방울을 닮았다.
 우리는 겟세마니 대성당을 향해 걸어 내려갔다. 울창한 올리브 나무들이 먼저 우리를 맞는다. 수령이 이천 년 가까이 된다고 하니 피땀을 흘리며 기도하셨던(루카 22,39-46) 예수님을 지켜보지 않았을까. 대성당 벽은 아름다운 모자이크로 장식돼 있다. 제대 앞에 있는 넓은 바위는 예수님 고뇌를 그대로 전해주는 듯하다.
 우리는 예정된 일정과 다르게 예수님 피땀이 어린 이곳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는 행운을 얻었다. 미사 영성체 후에는 한 사람씩 제대 앞 바위에 친구하며 주님 고통을 기억하는 은총까지 받았다. "아버지, 이 잔이 비켜 갈 수 없는 것이라서 제가 마셔야 한다면,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마태 26,42).
 통곡의 벽과 베드로 회개 기념 성당 등을 순례하고 예수님 수난의 마지막 장소인 `십자가의 길`(Via Dolorosa)를 따라 걸었다. 빌라도 법정에서 골고타 언덕까지 14처를 돌며 예수님 수난과 고통을 묵상하는 시간이었다. 기도처는 좁은 골목길을 따라 시장 한가운데를 통과하며 언덕을 오르게 돼 있다. 아랍 상인들은 가게 밖까지 기념품을 펼쳐놓고 지나가는 손님을 부른다고 한다. 그런데 고맙게도 기도하는 우리 순례객을 가만히 바라보기만 한다. 덕분에 우리는 엄숙하게 기도를 바칠 수 있었다. 주님이 마지막으로 걸어가신 그 길을 따라 걷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동이 밀려온다.
 십자가의 길 기도 10처부터 14처까지는 골고타 언덕에 있는 주님 무덤 성당 안에 있다. 성묘 성당이라고도 불리는 이 성당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묻히신 곳으로,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는 최고 성지라고 할 수 있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자 부활하신 예수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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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0-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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