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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상징] 105.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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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마의 유혹처럼 큰 함정도 없다.
그림은 `악마에게 시험 받으시는 예수` (두초 작, 1308~1311년)
 


함정을 놓는 것은 고대 세계에서 생활의 일부였다. 음식을 확보하기 위해서, 자신을 공격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서 함정을 놓았다. 고대 근동지방에서 사용한 함정은 주로 위장된 그물에 덮여 있는 구덩이였다. 오늘날 통상적 수사방법으로는 범인을 체포하기 어려운 경우 범죄를 유도한 후 그 실행을 기다려 범죄를 소탕하는 것을 함정수사라고 부른다. 그래서 함정은 올무나 덫의 의미도 지닌다.

함정을 놓는다는 것은 성경에서는 주로 비유적으로 사용됐다. 성경에서는 불의한 행동을, 그것을 행하는 자들 앞에 놓인 함정이라고 말한다. "악인은 제 악행에 붙잡히고 제 죄의 밧줄에 얽매인다. 그는 교훈을 받아들이지 않아 죽게 되고 너무 어리석어 길을 잃게 된다"(잠언 5,22-23).

하느님의 법을 지키지 않는 것은 곧바로 함정에 빠지는 위험한 행위가 된다. "온전하게 걷는 이는 구원을 받고 그릇된 길을 걷는 자는 구렁에 빠진다"(잠언 28,18). 신약성경에서는 악인들 중에서도 가장 악한 존재로 꼽히는 사탄의 유혹을 가리켜 `악마의 올가미`로 표현한다(1티모 3,7). 성경은 종종 악인을 간교한 사냥꾼으로 묘사하는데, 이는 만족할 줄 모르는 욕망을 가지고 모든 약한 자들을 파괴하며 희생시키는 자들을 상징한다.

성경에서 언급하고 있는 함정 중에서 중요한 이미지는 여자에 관한 것이다. "너 자신을 여자에게 넘겨주어 그가 네 능력 위에 올라서지 못하게 하여라. 창부를 만나지 마라. 그의 덫에 걸릴까 염려된다"(집회 9,2-3). 특별히 악한 여인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나는 여자란 죽음보다 쓰다는 사실을 알아내었다. 그는 올가미, 그 마음은 그물, 그 손은 굴레다.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이는 그에게서 벗어날 수 있지만 죄인은 그에게 붙잡히고 만다"(코헬 7,26). 이 충고는 경건한 사람이라면 방탕한 여인의 덫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함정을 파는 자는 동시에 자신이 그 속에 빠지게 될 위험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죄가 어떤 사람의 판단을 흐리게 하거나 혼동하게 만들어 쉽게 함정에 빠지게 하기 때문이다. 사울은 그의 아름다운 딸을 다윗에게 아내로 줌으로써 다윗이 블레셋 사람들과의 전쟁에서 주의가 산만해지고 미혹되게 하려고 했다. "이런 궁리를 하였다. `그 애를 다윗에게 아내로 주어야겠다. 그래서 그 애를 미끼 삼아 필리스티아인들의 손으로 그를 치게 해야지`"(1사무 18,21).

죄는 바른 판단과 인식을 방해한다는 이유만으로도 위험에 빠지는 덫이 될 수 있다. 예수님께서도 죄를 가리켜 소경의 상태로 비유하셨는데, 죄인이 쉽게 함정에 빠지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비유를 들어 그들에게 이르셨다. `눈먼 이가 눈먼 이를 인도할 수야 없지 않으냐? 둘 다 구덩이에 빠지지 않겠느냐?`"(루카 6,39).

또한 사도 바오로는 부자가 되려는 욕망을 덫에 걸려드는 유혹이라고 묘사했다. "부자가 되기를 바라는 자들은 사람들을 파멸과 멸망에 빠뜨리는 유혹과 올가미와 어리석고 해로운 갖가지 욕망에 떨어집니다"(1티모 6,9). 그런 의미에서 함정이나 덫은 우리 가까이 있는 것이 아닐까.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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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1-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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