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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으로 읽는 성인성녀전] (44) 토마스 아퀴나스 ③

성인의 주요사상 교회 공적 가르침으로 남아, 리에 대한 이성적?지적 갈망으로 학업 정진, 어머니 반대에도 도미니코 수도회 입회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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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아퀴나스가 자신의 책을 통해 기록으로 남긴 주요 사상들은 곧 가톨릭교회의 공식적인 가르침이 되었다. 이렇게 토마스 아퀴나스는 그리스도교의 가장 위대한 신학자이며, 특히 그의 저서들은 신앙과 이성간의 경계를 허문, 하느님 섭리에 의한 위대한 보화들이다. 이제 그의 영성에 대해 묵상해 보자. 하느님께서 그의 삶 안에서 어떻게 형성의 원리를 섭리하셨고, 토마스 자신도 또한 그 형성의 원리를 어떻게 실현시켜 나갔는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여기서 말하는 형성이란 세상 만물을 당신을 향해 형성되도록 초대하신 하느님의 섭리를 포함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어린시절에는 부모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기 마련이다. 토마스도 부모님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부모님은 모두 왕족 출신으로, 토마스 또한 부족함 없이 자랐다. 그런데 부친과 달리 모친은 신앙적으로 조금 부족한 면이 있었던 것 같다. 어쨌든 부모의 뜻에 의해 토마스는 수도원으로 들어갔고, 이후 열심히 학업에 정진하게 된다. 당시 최고의 교육은 수도원 교육이었다. 그런데 토마스는 어린 시절부터 학업 성취와 관련해 남다른 모습을 보인다. 뛰어난 이해력과 암기력은 신동이라고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가장 돋보였던 것은 호기심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진리에 대한 이성적인, 지적인 갈망이었다. 궁금한 일이 생기면 바로 스승에게 달려가 질문을 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바로 해결을 해야 하는 성격의 소년이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모르는 것이 있어도 아는 척 하고 넘어가는 일이 많다. 모른다는 것을 다른 사람이 알까 두려워한다. 혹시나 다른 사람이 자신을 무식하다고 여기면 어쩌나 근심한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모른다고 말하지 않는데 누가 알려주겠는가.

여담이지만, 내가 37세 늦깎이로 미국 유학을 갔을 때의 일이다. 외국의 교수들은 학생이 모른다고 하지 않으면 절대로 자세히 설명해 주지 않는다. 그런데 한번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말을 했더니 알 때까지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닌가. 집에 갈 시간인데도 보내주지 않고 기어코 이해시키고자 했다. 그렇게 해서도 시간이 모자라자 전화번호까지 알려 주며 모르는 것이 또 나타나면 전화를 하라고 했다. 참으로 고마우신 분이었다.

토마스는 궁금할 때마다 물었고, 스승들은 아는 범위 내에서 설명해 주었다. 자연히 토마스의 지적 성취는 날로 향상되어 갔다. 토마스는 역시 출중한 아이였다. 10세때 이미 18세 학생들의 수준에 도달했다고 한다. 초등학생 때 이미 고등학교 수준의 학업 능력을 갖춘 것이다. 이때 하느님은 토마스에게 또 다른 안배를 마련하신다. 초등학생 단계까지 부모님을 안배하셨다면, 청소년 시기에는 참 스승을 안배하신 것이다. 당시 수도원장 란돌프는 13세 토마스를 대학에 진학시킨다. 그의 참 능력을 알아본 것이다. 대학은 나폴리에 있었다. 그런데 이 대학이 문제였다. 20대 초반의 학생들이 수학하고 있었던 이 대학은 상당히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성적으로 자유분방하고, 퇴폐 문화가 만연해 있었다. 이런 환경에서 공부에 전념하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토마스는 아직 어린 나이였다. 자칫 하다가는 술과 성에 물들어 타락할 수도 있었다. 사람은 주위 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다. 맹자의 어머니가 아들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람은 살다보면 인생에 있어서 누구나 여러차례의 위기 상황을 접하게 되는데 이 대학생활이 바로 토마스의 첫 번째 위기상황이었다. 이후의 삶이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토마스는 달랐다. 쾌락과 순간적인 즐거움의 유혹에 빠지지 않았다. 중학생 토마스는 오직 진리에 대한 탐구심과 열정으로 가득했다. 그의 관심사는 오직 하느님이었다.

그러는 가운데 토마스는 수도회 입회를 결심한다. 도미니코 수도회였다. 그런데 문제가 생긴다. 어머니의 분노가 컸다. 도미니코 수도회는 속된 말로 다른 사람에게 밥을 빌어 먹고 다니던, 볼품없는 탁발 수도회였다. 어머니는 가문의 영광을 중시하는 세속적인 인물이었다. 그래서 세속적으로 큰 영향력을 지닌 베네딕토 수도원에서 계속 성장해 주길 바랐다. 그래서 토마스의 형들을 시켜서 토마스를 집으로 잡아오게 한다. 토마스는 도망치려 했지만 결국 형들에게 잡혔고, 집으로 끌려왔다. 어머니는 그를 성의 감옥에 가둬 버린다. 요즘말로 말하자면 외출 금지다. 토마스에게 또다시 찾아온 위기상황이었다.


정영식 신부 (수원 영통성령본당 주임)
최인자 (엘리사벳·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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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0-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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