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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으로 읽는 성인성녀전] (45) 토마스 아퀴나스 ④

감금된 토마스 … 성모님과 천사를 체험하다, 새로운 조력자 통해 지적·영성적으로 깊어져 오늘날 지성과 성덕의 등불로 널리 추앙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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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살다보면 누구나 위기상황을 맞을 때가 있다. 부유한 사람도, 명예와 지위가 높은 사람도 예외가 아니다. 살다보면 누구나 가슴 철렁철렁 내려 앉는 경험을 하게 된다. 문제는 이런 위기상황을 어떻게 대처하고 극복해 나가는가 하는 점이다.

위기 상황은 나 자신을 점검하고, 더 높은 차원으로 초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위기를 형성적 기회로 보면 새로운 성장이 가능해진다. 토마스에게 있어서도 위기상황은 그를 성장시키는 계기가 된다.

지금 토마스는 감금 상태다. 위기상황이다. 도미니코회에 들어갔지만 이를 반대한 어머니가 토마스를 성에 감금했다. 이때 토마스는 성모님과 천사에 대한 체험을 하게 된다. 이렇게 토마스는 형성하는 신적 신비께서 항상 보살펴 주심을 체험한다. 위기상황이 없었다면 이러한 체험이 과연 가능했을까. 위기상황이 얼마나 큰 열매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이후 토마스는 극적으로 성을 탈출했고, 결국 수도회에 갈 수 있었다.

이후 토마스는 18세에 정식으로 수도회에 입회하게 된다. 이때부터 토마스의 삶은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지금까지와 달리 능동적이고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스스로의 이상을 펼쳐 나가게 되는 것이다. 이후 모든 공부와 수련을 마친 토마스는 사제서품을 받았고, 신학 교수 자격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된다.

이 시기에 토마스는 중요한 인물들을 잇달아 만나게 된다. 토마스의 형성을 돕는 새로운 조력자들을 만나는 것이다. 성 알베르토와 성 보나벤투라 등이다. 토마스보다 26살 위였던 성 알베르토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에 조예가 깊었다. 토마스는 그를 통해 새로운 철학적 사유에 눈을 뜨게 된다. 토마스는 자신의 스승보다 훨씬 더 깊이 있는 차원에서 인간과 하느님, 그리고 인간 삶에 대한 연구를 했고, 그 결과는 이후 거대한 그릇으로 담아내게 된다. 토마스는 당대의 석학 보나벤투라를 통해서도 지적이고 영성적인 영향을 받았다.

토마스는 이후 신학적 이성적 차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영적으로 매우 깊어진다. 앞에서도 살펴보았지만 보나벤투라가 극찬했다는 토마스의 성체찬미가는 단순한 학문적 성취만으로는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토마스의 영성이 얼마나 높은 경지에 이르러 있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다.

47세 때 임종을 앞둔 시점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어떤 것도 할 수가 없다. 내가 쓴 모든 것은 내가 본 것, 계시된 것과 비교할 때 너무나도 하잘 것 없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조용히 48세의 일기로 생을 마친다. 그는 병든 몸이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공의회에 참석하라는 교황의 뜻에 순명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가 운명했다.

이런 그의 삶은 오늘날 우리들에게 지성과 성덕의 등불이 된다. 토마스는 특히 인간의 이성과 의지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겼다. 이성은 높은 단계의 하느님 인식을 깨달아가는 차원이고, 의지는 선(善)을 향한 노력이다. 이성으로 깨닫고 자각한 바를 선한 의지를 가지고 살아갈 때 바로 진정한 진리의 인간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토마스가 시도한 지적인 노력을 지극히 단순화시켜서 정리하자면 이렇다. 토마스는 하느님은 세상 만물을 형성하시고, 또 형성하도록 이끄시는 존재 자체로, 우주와 인간 등 모든 것을 선하게 창조하신 분이라고 했다. 즉 완전히 선하신 분이다. 결국 인간이 이에 따라 선하게 살아야 하는데 오만과 교만의 삶을 선택한 인간은 결국 죄의 수렁에서 고통받고 있다. 이에 인간은 회개하고 존재 자체, 선 자체이신 하느님께로 돌아가야 한다.

그런데 토마스는 더 나아가 이러한 차원을 넘어서는 더 높은 경지, 즉 신학적 계시를 언급한다. 지적인 학업 과정을 통해, 이성으로 우리가 깨달아 나가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지만, 하느님께서 직접 영을 통해서 계시해 주는 바를 깨닫게 되면 상상도 할 수 없는 깊은 차원의 인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토마스에 의하면 이성을 통한 깨달음, 그리고 계시를 통한 깨달음 두 가지를 잘 수용하고 통합할 수 있을 때 진정으로 하느님의 뜻 안에서 완벽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하느님의 뜻을 알겠다는 인간적 노력, 이를 성취하기 위한 선한 의지, 하느님 계시를 향한 열려 있는 열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영식 신부 (수원 영통성령본당주임)
최인자 (엘리사벳·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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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0-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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