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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진 신부의 세상살이 신앙살이] (76) “외동딸, 배우에게 시집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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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시절, 한 유명 배우를 너무 심하게 짝사랑했던 학생을 상담한 적이 있습니다. 방 안에는 온통 그 배우 사진뿐이었고, 그 배우의 광고가 나오면 ‘괴성’을 질렀고, 그 배우가 나오는 드라마가 있으면 꼼짝도 않고 그 배우를 바라보며, 혼연일체가 되었습니다. 상담 때,

“00야, 그 배우가 그렇게 좋아?”

“네.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그 배우랑 결혼할 거예요.”

하지만 중학교 2학년인 여학생에게 계획이란, 그냥 마음속 바람뿐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열려있던 그 여학생의 부모와 함께 우리는 공동으로 계획을 짰습니다. ‘하나뿐인 외동딸, 배우에게 시집보내기!’ 그래서 우리는 우선 딸에게 제의를 했습니다.

“그래도 단지 고등학교만 나오는 것보다, 사회에서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야 그 배우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 같은데! 네가 지금 노력하면 잘할 수 있는 것이 뭘까?”

“영어요. 영어가 재미있어요.”

“그래, 영어가 재미있고, 키도 크고, 미소가 정말 예쁘니, 비행기 승무원이 되면 어떨까! 부모님들 생각은 어때요?”

사실 그런 상담에는 부모님들의 열린 마음과 기다림이 무척이나 중요했는데, 그 학생의 부모는 끝까지 열린 마음과 기다림으로 딸의 생각을 ‘비난’ 없이 따라 주었습니다. 그래서 그 부모와 함께 계획을 아주 진지하게 세웠고, 서서히 그 딸의 영어 공부부터 즐거움을 주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승무원 학교를 가기 위한 서류 및 준비 조건부터 여러 가지 내외적인 것들을 확인했습니다.

그 배우 생각에 불규칙한 생활을 하던 그 여학생은 서서히 안정적인 생활을 했고, 여전히 그 배우 드라마와 광고에는 ‘환장(?)’을 하였지만, 그외에는 살도 빼고, 영어 공부뿐 아니라, 승무원 학교를 가기 위한 공부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부모도 그 배우가 나오는 드라마를 녹화해 두거나, 혹은 그 배우의 새로운 사진이 나오면 사다 주곤 했습니다. 그렇게 한 해, 또 한 해, 마침내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고, 공부도 나름 최선을 다했으며, 그중에 영어는 월등히 잘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학생은 승무원 양성 대학에 입학을 했고, 지금은 모 항공사 승무원이 되었습니다.

그후에 물었습니다. 비행기에서 그 배우를 봤냐고! 그럴 때마다 그녀는 환한 미소를 띠우면서 웃기만 했습니다. 그리고는 지금은 그 배우보다 더 좋은 남자 친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그 배우가 혹시, 네가 다른 남자 친구 있다는 사실을 아느냐?’ 물었더니, 그냥 빙그레 미소만 짓습니다. 짝사랑의 열병이 그 아가씨의 인생을 잘 변화시켜 주었습니다.


강석진 신부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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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1-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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