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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177) Q. 이스라엘이란 나라에 대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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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스라엘이란 나라에 대해 궁금합니다 
 
  구약성경을 보면 하느님께서 유독 이스라엘을 편애하고 다른 민족들을 미워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왜 모든 사람을 창조하신 하느님께서 그런 사리에 맞지 않는 처사를 하셨는지 늘 마음에 걸립니다. 제가 아는 어떤 분들은 주님께서 유다인으로 태어나셨으니 우리는 이스라엘을 우리 신앙의 선조로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며,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이스라엘에 성지순례를 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합니다.

 이스라엘은 축복받은 땅이라서 그곳에 가야 진정한 신앙인이 된다고 강조하는데, 저는 왠지 거부감이 느껴집니다. 그분들은 말끝마다 이스라엘을 본받아야 축복을 받는다고 하는데 정말 그래야 하나요?

 
 A. 형제님 말고도 많은 분이 같은 의문을 가지고 있어서 나름의 대답을 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이스라엘이 `선민`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심리 치료적 관점`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선민이란 하느님께서 선택한 민족이란 개념인데, 이런 생각은 건강한 생각이 아니라 병적 콤플렉스, 그중에서도 우월 콤플렉스에서 비롯된 개념이라는 게 심리 치료적 관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우월 콤플렉스는 열등감에서 시작하는 것입니다.

 잘난척하는 사람을 볼 때가 있지요. 자기 학벌을 자랑한다든가 혹은 자기 외모, 자기가 가진 것 등을 자랑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체로 우월감을 가진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런 우월감,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 밑에는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열등감이 깔려 있습니다. 그 열등감을 어떻게든 숨기려 하다 보니 역으로 우월감을 갖게 된 것이지요.

 따라서 선민의식 즉, 하느님께서 자기 민족만을 선택하셨다는 생각은 건강한 생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왜 이스라엘 민족은 이런 생각을 갖게 된 것일까요?

 이스라엘 민족은 중동지역에서 거대 제국이 아니라 늘 떠돌아다니던 유목민 부족이었습니다. 더욱이 주변 제국들로부터 침략을 당하고, 나라 없이 헤맸던 아픈 역사를 가진 민족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민족적 열등감이 강할 수밖에 없었고, 자칫 나라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이라는 민족 정체성마저 없어질 위기에 처하게 됐는데,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극단적 처방으로 선민의식이라는 신념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러나 신약성경에서 주님은 누누이 강조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하나가 되기를 원하셨고, 모든 이를 당신 품으로 부르길 원하셨다고 말입니다.

 "나는 착한 목자이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 이는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과 같다.(…) 그러나 나에게는 이 우리 안에 들지 않은 양들도 있다. 나는 그들도 데려와야 한다. 그들도 내 목소리를 알아듣고 마침내 한 목자 아래 한 양떼가 될 것이다."

 이 말씀처럼 선민에 뽑힌 백성이란 개념은 현대에 와서 신약의 관점에서 재해석돼야 합니다. 즉, 이스라엘만이 선민이 아니라 하느님 뜻을 따르고자 하는 모든 사람은 선민의 대열에 든다고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선민이란 개념은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하다는 개념이 아니라 하느님 뜻을 알아들었다는, 깨달았다는 정신적 차원의 것으로 이해돼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주님께서는 하필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것일까요? 이스라엘을 한 번이라도 순례한 분은 아시겠지만, 이스라엘은 옛날에는 물을 둘러싸고 살육이 벌어진 곳이었고, 현대에 와서는 미국을 비롯한 기독교 국가들이 석유를 둘러싸고 이슬람 국가들과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곳입니다.

 즉, 세계적 갈등의 핵심지역이 바로 이스라엘입니다. 겉으로는 국가 간 문제 혹은 종교적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된 곳으로 비쳐지지만, 실상은 인간의 탐욕, 나누고 상생할 줄 모르는 성향이 문제임을 보여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드님을 이스라엘에 보내시어 당신 뜻을 알리려 하셨던 것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을 본받으라는 말도 다시 생각해봐야 할 듯 합니다.
 간혹 외국 이스라엘 청년이 자진해서 자기 군대에 입대했다는 미담이 전해져 감동을 주곤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스라엘에 사는 사람들 중에는 다른 나라에서 살다 난민처럼 밀려나서 이스라엘에 정착한 이들이 많고, 또 불안감과 두려움을 갖고 살면서 돈을 벌면 어떻게든 미국 같은 나라로 이민가고 싶어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니 삼천리 금수강산에 사는 형제님이 굳이 이스라엘 사람들을 부러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주님 발자취, 그분의 흔적을 더듬어 성경 묵상에 도움을 받고자 한다면 순례를 가시는 것이 좋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홍성남 신부(한국가톨릭상담심리학회 1급 심리상담가, 그루터기영성심리상담센터 담당) cafe.daum.net/withdob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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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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