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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181) Q. 술만 마시면 푸념하는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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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술만 마시면 푸념하는 남편

  제 남편은 술만 마시면 가족에게 푸념을 해대서 아주 괴롭습니다. 특히 자기는 부모를 잘못 만나 어린 시절이 너무 가난했고, 그래서 지금도 여전히 가난한 삶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불평을 늘어놓습니다.

 제가 처녀 때는 남편이 하는 말을 듣고 마음이 안돼서 나름 도움을 주고자 했고, 결혼 후에도 남편을 안쓰럽게 생각하고 살았는데 날이 갈수록 술주정이 심해져서 이제는 남편 신세타령을 듣기만 해도 머리가 아픕니다. 남편이 도대체 왜 그러는 것일까요? 이유라도 알고 싶습니다.
 
 A. 남편의 증세는 `피해자 증후군`입니다. 이런 사람은 늘 입버릇처럼 "너희가 나를 알아?" 하면서 허세 아닌 허세를 부립니다. 그리고 현재 자신의 문제가 다 과거 이유 때문이라는 변명을 입에 달고 삽니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을 피곤하게 하는데, 이런 모습이 때로는 특권을 누리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버스에 올라타서는 자기 전과를 자랑하는 사람처럼 말이지요.

 과거에 아무리 아픈 상처가 있다손 치더라도 현재 나의 삶에 대한 책임은 바로 나에게 있습니다.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 중에는 어린 시절 불우했던 기억을 가진 분들이 많습니다. 이분들은 진흙탕에서 피어난 연꽃처럼 자신의 인생을 성공으로 만듭니다. 진흙탕 같은 자기 과거를 원망하거나 탓하지 않고, 그 진흙탕 안에서 꽃을 피운 것입니다.

 그런데 피해자 증후군 증세를 가진 사람들은 꽃을 피울 생각은 하지도 않고, 늘 과거의 좋지 않은 기억 속에서 마치 그 영혼이 늪에 빠진 사람처럼 살아가니 자기 인생에서 꽃을 피우기는커녕 시궁창처럼 썩은 내를 풍기며 사는 것입니다.

 자매님 남편의 술버릇을 고치려면 절대 주정하는 소리를 들어주면 안 됩니다. 응석받이가 돼서 더 심해질 것입니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으면 제풀에 지쳐서 안 하게 될 것이니 동정이나 연민은 절대 금물입니다.
 


Q. 분열을 일으키러 오셨다는데

 저는 아직 신자가 아닙니다. 하지만 성경을 읽으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루카복음을 읽고 있습니다만,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대목을 발견했습니다.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루카 12,51-52).

 이 대목을 읽다 보면 그리스도교를 믿으면 가정이 파탄이 난다는 말로도 들리는데 정말 그런지요? 교회에 열심히 다니는 친구가 시집가서 시어머니와 사이가 안 좋다는 말을 들으면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A. 얼핏 생각하면 그런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심리치료적 관점에서 보면 루카복음에서 주님께서 하신 말씀은 가정을 파탄 내기 위한 말씀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가정의 화목함을 누구보다도 잘 아시는 분이시기에 가족 간 불화를 조장할 분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 복음의 의미는 무엇인가. 사람은 태어날 때 서로 연결돼 있지만, 매우 혼란스런 신경망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이것은 성장하면서 경험을 통해 더욱 조직화됩니다. 경험은 사람과 환경이 효과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뇌구조를 체계화시켜줌으로써 세상을 배우고 세상에 적응하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이 경험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가족입니다. 아이들은 부모를 통해 세상을 배우고, 가족관계를 통해 세상에서 사는 방법을 터득해갑니다. 어린 동물들이 작은 둥지에서 생존 법칙을 배우고 난 후 넓은 세상에 나가듯이 사람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가족 간의 관계가 병적인 경우에는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납니다. 즉, 부모가 아이를 과보호하는 등 좋지 않은 양육습관으로 아이를 대할 때면 어른으로 성장해야 할 아이들이 심리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킵니다.

 다시 말해 방바닥을 기어 다니는 아이들이 걸음마를 배울 때 엄마가 지나치게 보호하면 결국은 걸음마를 배우지 못하고 엄마에게 자기 인생을 통째로 맡겨버리는 의존적 성격이 형성됩니다. 더욱 좋지 않은 것은 세상 모든 일이 자기 뜻대로 되기를 지나치게 바라는, 성격적으로 심각한 결함이 생깁니다. 소위 `성격장애인`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외부 지지를 받기 위해 타인에게 의존하거나 조종하려고 합니다. 즉, 타인의 지지를 받으려는 게임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은 어떤 공동체를 가든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데, 이런 사람들을 치유하는 방법은 지지나 격려가 아니라 `좌절시키는 것`입니다. 즉, 세상살이가 자기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온몸으로 깨닫게 해야 성격장애 결함을 일부라도 고칠 수 있습니다. 주님 말씀에 대한 완전한 답은 아니지만 심리치료적 관점에서 이렇게 보기도 한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2-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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