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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190. 운동효과는 금방 나타나는데 마음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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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오래 냉담하다 다시 성당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 큰 결심을 한 것이죠. 그래서 기도도 많이 하고 단체에 가입도 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노력해도 제 마음은 여전히 변하지 않고 그대로인 것 같아 속이 상합니다. 운동은 1년만 독하게 마음먹고 하면 효과가 확실히 나타나는데, 왜 마음은 잘 변하지 않는지요? 변하기는커녕 전보다도 못한 상태로 돼가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A. 아무리 노력해도 도무지 전보다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고 오히려 더 못한 삶을 사는 자신이 역겹다고 하는 분이 뜻밖에 많습니다. 특히 열심히 노력하는 분들 가운데 이런 일을 겪는 분이 많습니다. 왜 그런가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자기 기대가 너무 높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자아는 이상적 자아와 현실적 자아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자아 사이가 너무 벌어지면 정신적으로 매우 피로한 상태가 됩니다. 대개 열심히 살고자 하는 분들은 인생 목표를 너무 높게 설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이제 운동을 시작한 사람이 프로선수를 목표로 연습하다가 몸이 상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따라서 신앙생활 목표를 너무 높이 잡지 않는 것, 내가 감당할 만큼만 목표로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신자들과 친분을 쌓는 것입니다.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려면 세속을 멀리해야 한다"며 신자들과 담을 쌓고 홀로 기도생활을 하는 분이 간혹 있습니다. 옛날 은둔 수도자의 삶을 모방하려는 것이지요. 그러나 뜻은 좋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리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기쁨은 늘리고, 고통은 감소시키려고 합니다. 즉,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살려고 한다는 것이지요.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실 치료요법에서 인간 생존은 사랑ㆍ소속감ㆍ힘ㆍ자유ㆍ즐거움 등 유전적으로 입력된 다섯 가지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노력에서 비롯된다고 했습니다.

 이 욕구들을 하나라도 만족시키는 행동은 무엇이든 즐거울 것이고, 아무것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행동은 무엇이든 고통스럽게 합니다. 그런데 이 욕구들을 충족시키는 가장 중요한 인자는 바로 `사람`입니다. 기쁨은 누군가에게서 좋은 것을 받았을 때 생깁니다. 사랑과 소속감 역시 적어도 한 사람 이상이 필요합니다.

 자유와 즐거움 역시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훨씬 쉽게 느낍니다. 그래서 사람은 선천적으로 사회적 존재라고 합니다. 이런 성향은 신앙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이기에 신앙생활을 즐겁게 하려면 신자들과의 관계를 잘 맺어야 합니다.

 세 번째 이유는 내적 갈등 때문입니다. 사람 마음 안에는 변하고 싶은 마음과 변하기를 거부하는 마음이 공존합니다. 마치 힘이 엇비슷한 씨름선수가 머리를 맞대고 꿈쩍도 안하는 것처럼, 상반된 두 마음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어서 좀처럼 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럴 때 너무 조급하게 자신을 재촉하는 것은 변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약하게 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변화를 원치 않는 마음과 대화를 나눠야 합니다. 특히 변화가 일어났을 때 내가 얻을 이익에 대해 말함으로써 자기를 설득해야 합니다. 변하고 싶어 하지 않는 마음은 철부지와 같은 면이 강해서 자기에게 이득이 있을 때만 마음을 돌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두 번의 대화로 되지 않습니다. 왜냐면 내 안의 미숙아는 변덕이 죽 끓듯 해서 한 번 이야기로 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성생활은 죽을 때까지 자신의 미성숙함을 성숙케 하는 과정입니다.

 네 번째는 목표를 정하고 훈련하면서 결실을 볼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심을 가져야 합니다. 산에 오르려면 험한 비탈길을 견뎌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몸을 건강하게 해주는 두툼한 허벅지는 한두 번 산행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건강한 몸을 만들려면 꾸준한 훈련과 기다림이 필수적입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은 몸보다 성장과 변화속도가 더딥니다. 게다가 중간에 지체하는 시간도 많습니다. 그러므로 느긋한 마음으로 천천히 산을 오르는 사람처럼 가야 합니다. 그리고 `힘들면 쉬었다 가자`하는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한다면, 지금처럼 마음고생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홍성남 신부 (서울대교구 영성생활상담소장)
   상담전화: 02-776-8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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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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