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아! 어쩌나] 235.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남편

홍성남 신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Q. 남편은 아직도 자신이 젊은 줄 압니다. 그리고 아주 잘 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니는 직장마다 상사와 부딪쳐 몇 개월 못 보내고 계속 그만둡니다. 처음엔 남편 말처럼 직장 상사가 문제가 많은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직장에 얼마 다니지 못하고 몇 번이나 옮기는 것을 보면서 남편에게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남편 직장 동료들에게 물어보니 남편은 제대로 일도 못 하면서 늘 상사에 대한 불평을 일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다 상사가 뭐라고 하면 발끈해서 직장을 그만두곤 했던 것입니다. 남편 나이 쉰이 다 돼 가는데 걱정되네요.
 
  A. 중국 고사에 바다를 지키는 신이 황하의 신 하백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물 안 개구리에게는 바다에 대해 설명할 수 없다. 개구리가 우물이라는 공간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남편은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사람입니다. 우물 밖으로 나갈 생각은 하지 않고 우물이 세상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왜 그런가? 바로 열등감 때문입니다.
 열등감은 마음의 상처 가운데 하나입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형제들 사이에서 치인 기억들 그래서 생긴 자기 혐오감 같은 불편한 감정을 열등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열등감은 두 가지로 표출됩니다. 먼저 하나는 위축된 채 사는 것입니다. 나는 할 줄 아는 게 없어 나 같은 건 죽어야 해 하는 우울감 쪽으로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자신이 할 줄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을 전적으로 부인하면서 상대방의 단점을 물고 늘어지는 형태입니다. 모든 사람은 나름의 장단점을 가지고 사는데 왜 상대방 단점만 물고 늘어지는가? 상대방에 대한 비난과 험담을 할 때는 자신이 우월하다는 쾌감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마치 술을 마셨을 때에야 살아나는 사람들처럼 험담을 일삼는 사람은 험담을 할 때나 자신이 살아 있는 기분이 들기 때문에 쉽사리 거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입니다. 일종의 중독에 빠진 것이지요.
 이러한 심리적 중독에 빠진 사람들은 자기 문제를 보지도 보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자기 문제를 보는 것이 어린 시절의 비참함으로 돌아가는 작업이기에 절대 과거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하지 않고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는 얼버무리거나 생각나는 것이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우물 밖으로 나갈 자신이 없기에 남의 험담만 하면서 세월을 죽이는 것입니다. 흔히 어떤 공동체에서든 말이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말없이 봉사하거나 혹은 사람들을 재미있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험담해서 사람들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이들은 공동체의 암적 존재라고 합니다. 공동체를 분열시키기 때문이지요.
 이들은 왜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지를 못하는가? 생산적 삶을 사는 법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을 모르고 거짓말과 이간질을 하는 법만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들을 천덕꾸러기들 이라고 합니다. 이들의 공통점이 바로 자신감 부족입니다. 사람은 경험을 통해 성장합니다. 흔히 우리가 탁상물림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눈이나 입으로만 공부하고 몸으로 부딪치면서 인생을 배우는 것에 두려움이 많은 이들입니다. 그래서 바깥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많고 그런 두려움을 감추기 위해 자신이 아는 지식이 전부인 양 하며 자신의 생각과 조금이라도 다르거나 혹은 자신의 단점을 알거나 비난하는 사람들에 대해 적개심을 갖고 마치 미친개처럼 물고 늘어지는 것입니다.
 루카복음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러니 이 세대 사람들을 무엇에 비기랴? 그들은 무엇과 같은가? 장터에 앉아 서로 부르며 이렇게 말하는 아이들과 같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울지 않았다. 사실 세례자 요한이 와서 빵을 먹지도 않고 포도주를 마시지도 않자 저자는 마귀가 들렸다 하고 너희는 말한다. 그런데 사람의 아들이 와서 먹고 마시자 보라 저자는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와 죄인들의 찬구다 하고 너희는 말한다 (루카 7 31-35).
 바로 열등감 우물 안 개구리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이렇게 지질하게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달라질 수 있는가?
  그러나 지혜가 옳다는 것을 지혜의 모든 자녀가 드러냈다 (루카 7 35)는 성경 말씀처럼 하느님의 지혜를 구하기 위한 경험의 길 수행의 길을 가야 합니다. 즉 자신이 머무는 자리가 최상이 아니란 것을 알기 위해 마음도 몸도 공부의 길을 가야 합니다.
 그래서 구약에서도 성부께서는 성조들에게 늘 떠나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늘 마음을 열고 공부하는 자세로 사는 사람들은 흐르는 물과 같아 사람들이 마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인 물은 썩어서 아무도 마실 수 없고 마시는 사람들은 탈이 납니다. 어떤 인생을 살 것인지는 각자의 선택입니다.
※홍성남 신부님과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 를 보내주세요. 전화는 받지 않습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4-02-09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17

시편 86장 15절
주님, 당신은 자비하시고 너그러우신 하느님 분노에 더디시고 자애와 진실이 충만하십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