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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140) 성전 콤플렉스 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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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례 받은 지 5년째 되는 신자입니다. 새로 옮긴 본당에서 봉사활동을 하려고 한 단체에 들어갔는데 왠지 잘못 들어갔다는 기분이 듭니다. 기존 단원 중 일부가 모이기만 하면 본당 신부님과 수녀님, 다른 신자들 험담을 합니다. 심지어 사제관에 함부로 들어가 신부님과 말싸움을 하는 모습까지 보입니다.

 그렇다고 그분들이 본당 활동에 게으른 것은 아닙니다. 모든 전례에 다 참여하고 봉사활동도 아주 열심히 합니다. 그런데 술자리나 사석에서 왜 자기들을 인정해 주지 않느냐며 불평하고, 본당에서 자신들 눈에 거슬리는 사람들에게 폭언을 하기 일쑤입니다. 술주정으로 받아주자니 힘들고, 그러지 말라고 하자니 괜히 심기를 건드리는 것 같고 제가 이 단체에 계속 있어야 하는지 고민입니다.
 
 A.대개 그런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은 병적 콤플렉스, 그중에서도 `성전 콤플렉스`에 걸린 사람들입니다. 성전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들이 가진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다른 사람이 자기를 비난해도 자신은 살아 있는 성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뻔뻔한 얼굴을 가진, 심한 자기도취에 빠진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하는 행위 모두가 `하느님 뜻을 따라서 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자기성찰이나 회개 같은 신앙적 행위를 하지 않습니다. 자신들은 어떤 경우에도 틀릴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자신들은 모든 도덕률을 초월해 사는 사람들이기에 규범을 지킬 필요가 없다고 여깁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려고 합니다. 그리고 말을 안 들으려고 하면 마치 동네 건달처럼 자기 세력을 동원해 정신적 압력을 가합니다.

 물론 본당신부에게도 예외가 아닙니다. 본당신부가 자기들 말을 들으면 부려먹으려 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자기 세력을 동원해 심리적ㆍ물질적 상처를 주는 행동을 합니다. 이들은 자기가 가진 종교를 일종의 방어막으로 생각합니다. 마치 성전 안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처럼 종교를 자기 치부를 가리는 방어막처럼 사용하면서 그 뒷전에서 벌이는 모든 일은 마치 신성한 행위인 것처럼 해서 사람들을 속입니다.

 이런 사람들을 처음 본 사람들은 상당한 매력과 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병적 우월감을 갖고 있음에도 짐짓 겸손한 척하면서 자신이 고상하고 바람직한 모델인 양 연기합니다. 또 아첨이나 공공연한 존경 행위들을 거부하는 척합니다. 진정으로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거부행위를 하는 것 자체를 즐기는 것인데, 면전에서 무시당하면 감당할 수 없는 분노를 표출해 주위 사람들을 당혹케 합니다.

 이들은 건강한 성격이 아니라 연극성 성격장애자들, 히스테리성 성격장애자들이기에 그런 것입니다. 이들은 사람들이 보는 곳에서만 선행을 하고, 늘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알아주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자기가 본당에서 한 일에 대해서는 미주알고주알 다 자랑을 하고, 그런 것들이 본당사에 기록되기를 바라며 은근히 압력을 넣기도 합니다.

 또 성전 안에서 보여주는 모습과 밖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전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본당에 이런 사람이 터줏대감처럼 자리 잡고 있으면, 본당신부는 물론 마음 약한 신자들은 휘둘림을 당하고 상처를 입고 그러면서도 심리적 노예생활을 하는 고약한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왜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일까요? `병적 우월감` 때문입니다.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는 "사람은 누구나 열등감을 가지고 살고 있으며, 그 열등감을 보상하기 위해 우월감을 추구한다"고 말합니다. 또 "이 우월감을 추구하는 것이 인간의 삶을 움직이는 동기"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자기 열등감을 인정하지 않고 보상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병적 우월감이 생겨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다른 사람들을 깎아내림으로써 자기를 높이는 변태적 우월감을 추구하게 됩니다. 이런 이들이 종교를 갖게 되면 종교를 자기방어막이자 병적 자기우월감을 실현하려는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소위 터줏대감 노릇을 하면서 사람들을 자신의 심리적 노예로 만들려 하고, 말을 듣지 않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병적 행위를 서슴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의 내면에는 심한 열등감이 숨어 있어서 자기 열등감을 건드리는 사람은 상대가 성직자이건 수도자이건 신자이건 상관없이 적개심을 드러내고 심리적 살인행위를 저지릅니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을 일컬어 교회의 암적 존재라 하고, 심지어 `종교 사기꾼`이라고까지 합니다. 이들은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마음이 여린 많은 이들에게서 격리돼야 할 사람들입니다. 형제님은 그런 분들을 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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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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