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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141)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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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고향이란

   명절 때면 많은 사람이 고향을 찾아가는데, 저는 때로는 그것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가는 길이 멀기도 할 뿐 아니라 차가 밀려서 길에서 시간을 다 보내기 일쑤인지라 여러모로 낭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합니다. 저는 갈 고향이 없어서입니다. 그래서 명절이면 혼자서 시간을 보내느라 외롭습니다. 저처럼 갈 고향이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마음의 추위를 가시게 할 수 있을까요?
 
 A. 명절이 되면 많은 분이 고향을 찾아갑니다. 가는 길이 아무리 멀어도(물론 고향 가는 시간이 며칠 걸리는 중국 사람들보다는 덜하지만), 수많은 차 때문에 길이 막혀도 고향을 찾아갑니다. 우리가 이렇게 고향을 찾는 이유는 바로 `귀소본능` 때문입니다.

 외국에서 오래 사신 분들이 노년에 고국으로 돌아오는 것, 타향 객지에서 직장생활을 하거나 사업을 하던 사람들이 고향을 찾는 것은 모두 귀소본능 때문입니다. 왜 우리는 귀소본능이 강한 것일까요?

 그 근원은 어머니 자궁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사람은 평생을 살면서 태아였을 때 가장 안정감을 가진다고 합니다. 어머니가 모든 것을 다 해주는 덕분에 어머니 태중에서 가장 안전하고 따뜻하게 시간을 보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세상에 나와 성장하면서 여러 가지 것들을 맛보고 좌절하거나 실망하게 됩니다. 이렇게 인생의 쓴맛을 보다 보면 다시 자궁 속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는데 이것이 귀소본능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렇게 할 수가 없어 그 욕구를 대리만족시키기 위해 자신이 태어난 곳을 고향이라 이름 붙이고 그곳에서 어머니 뱃속에서와 같은 휴식을 취하며 안정감을 찾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고향은 사람 마음을 치유하고 회복시킨다는 관점에서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돌아갈 고향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가 사는 자리를 고향처럼 만들면 됩니다. 다시 말해 나를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많이 만들어서 바람막이 벽처럼 나를 보호해주게 하면 됩니다. 비록 어린 시절 죽마고우는 아닐지라도 누구보다도 따뜻하게 나를 맞아주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그 자리가 바로 고향이 됩니다.

 그 다음 과제는 `어떻게 해야 나를 이해해주고 나를 보호해주는 사람들을 만드는가`하는 것입니다. 그 답은 주님께서 복음을 통해 누누이 말씀하고 계십니다. 루카복음 10장 27??28절에 나오는 말씀으로 `영원한 생명을 얻는 방법을 묻는 율법 교사에게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고 답하시는 것이 한 예입니다.

 이 말씀은 미신앙인들에게 논란거리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다른 사람을 내 몸처럼 대할 수 있는가? 주님 가르침이 도가 지나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이 말씀을 무조건 베풀어야 한다는 식으로 해석해서는 곤란합니다. 자칫 병적 콤플렉스가 생겨 남들에게 주다가 상처입고 사기당하는 일도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이 말씀은 나를 보호해줄 사람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말씀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대방을 내 몸처럼 아껴주면 상대방도 나에게 그렇게 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마케팅 전문가 키이스 페라지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오랜 세월 대인관계의 힘을 내 삶과 일에 적용해본 결과 `사람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게 배워야 할 일이자 삶의 기술이란 믿음이 생겼다. 적절한 네트워킹은 다른 사람들이 더 잘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받는 것보다 더 많이 주려고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인간관계는 서로의 필요를 인식하고 있을 때 제대로 기능한다. 타인과 대인적 관계를 구축하는 데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는 암묵적 이해가 저변에 깔려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인간관계의 역동성을 이해한 사람들이었고, 현재 그 자리에 있기 위해 친구들의 힘을 빌릴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요약하자면 인생에서 성공하려면 사람이 필요하고 사람을 얻으려면 그 사람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말인데, 주님 말씀을 현대식으로 표현한 말이라 하겠습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가장 필요한 재산은 `사람`입니다. 사람 때문에 울고 웃고 상처받지만, 내 주위에 사람이 하나도 없으면 내 인생은 너무나 외롭고 허망할 것입니다.

 내가 외롭고 힘들다고 사람들이 거저 내 곁에 오는 것은 아니지요. 모든 사람은 내가 관심을 두고 돌봐주는 만큼 나에게 가까이 오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형제님이 외롭고 힘들다면, 형제님이 사는 곳을 고향으로 만들기 위해 주위 사람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베푸는 삶을 사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그 사람들이 형제님을 잊지 않고 기도해주고 보호해주는 고향 역할을 해줄 것입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2-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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