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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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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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내 마음 같지 않아요

   성당에서 작은 단체 단체장을 맡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단체원들이 저를 따돌리는 기분입니다. 자기들끼리만 식사하러 가거나 차를 마시려 하고 저에게는 함께 가자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한번은 왜 그러냐고 정색을 하고 물었더니 자기들과 제가 마음이 너무 달라 같이 하기가 어렵다고 하네요.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온 힘을 다했다고 생각하는데, 저를 몰라주는 사람들이 원망스럽네요.
 
 A. 매우 섭섭하시겠습니다. 그렇게 애를 썼는데 아무도 몰라주니 말입니다. 그런데 혹 자매님께서 다른 분들 마음을 알아주기보다 자신을 더 알아주길 바라지 않으신지 궁금하네요. 그렇지 않고서 다른 사람이 전부 자매님을 거부할 수 없을 텐데 말입니다. 그중의 한 사람이라도 자매님 편을 들지 않는 것은 어쩌면 자매님이 지나치게 자신을 알아주기를 바라서 그런지도 모릅니다.

 이런 때는 자매님이 나를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내려놓으시고, 다른 분들과 자매님 사이 공통점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사람은 끼리끼리 논다`고 하지요. 다른 사람들과 친해지려면 상대방과 나의 공통점을 찾아야 합니다.

 가령 개들이 처음 만나면 서로 냄새를 맡듯 사람도 처음 만나면 고향이나 학교 등을 묻는데, 그 이유는 자기와 공통점을 찾아 친밀감을 형성하려는 무의식적 의도 때문입니다. 고향도 좋고 학교도 좋고, 무엇이든 좋으니 다른 분들과 자매님 사이 연결고리를 여러 개 만든다면 지금처럼 소외당하지 않고 함께 즐겁게 시간을 보내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노력을 해도 안 된다면 모든 사람이 다 내 마음 같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훈련을 하신다면 덜 속상할 것이며,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자매님께 다가올 것입니다.


Q. 성격차이?

   제 아이는 결혼한 지 3년 됐습니다. 그런데 가족들 반대를 무릅쓰고 우겨서 결혼한 아이가 이제 와서 이혼하겠다고 난리를 칩니다. 이유가 뭐냐고 물었더니 성격차이라고 하네요. 저희 때는 성격차이란 말조차 없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툭하면 성격차이라고 하면서 헤어진다고 하는데 도무지 이해가 안 갑니다. 정말 성격이 달라 이혼하려는 것일까요?
 
 A. 요즘 신문지상에 심심찮게 연예인들 이혼기사가 나오고 있습니다. 연예인뿐만 아니라 예전보다 이혼율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합니다. 헤어지면 죽고 못 산다고 하면서 커플 티셔츠를 입고 요란을 떨던 아이들이 심지어는 신혼여행을 다녀오자마자 헤어지겠다고 하니 그 변덕을 감당해야 할 부모님 마음은 억장이 무너질 것입니다. 이렇게 변덕스런 아이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이혼사유가 성격차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정말 성격이 다른 것이 이혼사유가 될 수 있을까 생각해보겠습니다. 많은 이들이 부부는 일심동체, 마음과 몸이 다 하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요? 살아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몸이 다르듯 마음도 다른 것이 부부입니다. 왜 그런가? 당연한 말이지만 살아온 환경 즉, 성장 과정이 다르고 유전자가 다르기에 당연히 부부는 성격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어미에서 태어난 강아지들이 다 같습니까? 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형제들이 다 같은 성격인가요? 그런 가족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이 아니라 로봇일 것입니다. 이렇게 가족도 성격이 다른데, 남남이 만난 부부가 성격이 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완전히 난센스입니다.

 그렇다면 자녀들은 왜 그렇게 줄기차게 성격차이를 주장하며 헤어지려고 할까요? 성격이 달라서가 아니라 자기 마음을 몰라준다고, 자기 마음 같지 않다고 해서 억지를 쓰는 것입니다. 어떤 배우자이건 간에 결혼 전에는 억지든 생떼든 모두 들어주려고 합니다. 결혼을 성사시키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관계는 오래가지 않습니다. 부부는 동등한 관계여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한다면 상대방이 무의식적으로 거부할 수밖에 없는데, 그럼에도 미성숙한 아이처럼 예전의 관계를 요구하다가 거절당하면 변심했다고 비난합니다. 그러고는 성격차이가 심하니 헤어지겠다고 하면서 자신의 덜떨어짐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영악스러움을 보이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그냥 내버려둬야 합니다. 부부간 싸움은 애들 싸움과 같아서 끼어들면 싸움이 더 커질 위험이 있고, 자칫 집안싸움으로 번져 정말 헤어지게 할지도 모릅니다.


홍성남 신부(한국가톨릭상담심리학회 1급 심리 상담가. 그루터기영성심리상담센터 담당) cafe.daum.net/withdob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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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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