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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현 신부의 생태영성으로 보는 샬롬과 살림의 성경읽기] (55) 민중 저항의 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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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후 1세기 로마 제국의 지배를 받던 팔레스티나에는 다양한 민중의 저항 운동들이 있었다. 우리는 이들 민중 저항의 원인, 성격, 방식 등에 관한 중요한 지식과 정보를 요세푸스의 문헌들에서 읽는다. 그런데 요세푸스의 문헌 읽기에는 비평적 분석이 필수적이다. 사실 요세푸스는 로마 제국에 대항한 제1차 유다 봉기에 참여하여 갈릴래아 유다인 군대의 사령관이 되지만, 전세가 불리해지자 로마 군대에 투항하여 동족을 배반하였다. 그는 로마 군대의 사령관 베스파시아누스 장군이 후일 로마 제국의 황제가 될 것이라고 예언하게 되는데, 그의 예언은 그대로 실현된다.

그 후 그는 황제들의 보호 아래 로마에서 시민권을 가지고 보장된 삶을 누리면서 여러 문헌들을 저작하였다. 그래서 그는 편향된 경향성을 가지고 역사를 기록하였다. 그는 자신을 보호해준 로마 황제들을 칭송하고, 유다인들이 로마를 대항하여 무장 봉기를 일으킨 것은 온 민족이 그러했던 것이 아니라 현명치 못한 지도자들과 젤롯파 같은 과격한 그룹들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강조하였다.

‘유다 고대사’ 18권 85~87은 기원후 26~36년 동안 유다 총독이었던 빌라도(Pilatus) 당시의 사건을 전한다. “사마리아인들도 소란으로부터 예외는 아니었다. 거짓말을 가볍게 여기고 모든 계획에서 군중에 영합했던 어떤 사람이 사마리아인들을 모아 그들이 가장 거룩한 산으로 여기던 그리짐 산으로 가도록 명령하였다. 그들이 도착하면 그곳에서 그는 모세가 숨겨둔 거룩한 그릇을 보여주겠다고 하였다. 이 말을 듣고 그럴듯하다고 믿은 이들은 무장을 하였다. 그들은 티라타나라는 마을에 모여 무리지어 그리짐 산으로 오르려 하였다. 그러나 빌라도는 기병과 중무장한 보병으로 그들이 산으로 오르는 것을 가로 막았다. 사마리아인들은 일부 죽고 일부 도망쳤다. 많은 이들이 포로로 잡혔는데, 빌라도는 중요한 지도자들과 도망친 이들 중에서 매우 영향력 있는 이들을 죽이도록 명령하였다.”

‘유다 고대사’ 20권 97~98은 기원후 44~46년 동안 유다 총독이었던 파두스(Fadus) 당시의 사건을 기록한다. “파두스가 유다 총독이었을 때 테우다스라는 사기꾼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소유 재산을 모아 요르단 강으로 그를 따르도록 현혹시켰다. 그는 자신이 예언자이고 요르단 강을 갈라 그들이 걷게 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로써 그는 많은 이들을 속였다. 파두스는 그들이 어리석음의 결실을 거두도록 허락하지 않고 기병대를 보냈다. 많은 이들을 죽였고 많은 포로를 잡았다. 테우다스는 생포되어 그의 목이 잘려 예루살렘으로 옮겨졌다. 이것은 쿠스피우스 파두스가 총독이었을 때 유다인들에게 일어난 사건이다.”

이 기록에 등장하는 테우다스는 사도행전 5장 36절에서 율법교사 가말리엘에 의해서도 언급된다. “얼마 전에 테우다스가 나서서, 자기가 무엇이나 되는 것처럼 말하였을 때에 사백 명가량이나 되는 사람이 그를 따랐습니다. 그러나 그가 살해되자 그의 추종자들이 모두 흩어져 끝장이 났습니다.”

‘유다 전쟁사’ 2권 261~263은 기원후 52~60년 동안 유다 총독이었던 펠릭스(Felix) 당시의 사건을 언급한다. 이 사건은 ‘유다 고대사’ 20권 169~172에도 기록되어 있다. “유다인들에게 더 나쁜 피해를 준 이는 이집트인인 어떤 거짓 예언자였다. 그는 예언자라는 명성을 얻은 협잡꾼이었다. 그는 촌락에 나타나 3만 명의 얼간이들을 모았으며 그들을 이끌고 광야를 돌아 올리브 산이라는 곳으로 갔다. 그곳에서 그는 예루살렘으로 쳐들어가서 로마 군대의 주둔지를 제압하고 자신을 백성 위에 군림하는 통치자로 세우도록 계획하였다. 그러나 펠릭스는 이 공격을 미리 예상하였다. 펠릭스는 중무장한 보병을 그에게 보냈는데 온 주민이 그를 보호하기 위하여 합류했다. 그 결과로 이집트인과 몇몇 추종자는 도망쳤으나 대부분은 죽거나 포로가 되었다. 생존자들은 흩어졌고 각자 집으로 도망쳤다.”

이 사건은 사도 바오로에 대한 천인대장의 질문에서도 언급된다. “그렇다면 당신은 얼마 전에 폭동을 일으켰다가 자객 사천 명을 이끌고 광야로 나간 그 이집트 사람이 아니오?”(사도 21,38)



송창현 신부는 1991년 사제수품 후 로마 성서 대학원에서 성서학 석사학위(S.S.L.)를, 예루살렘 성서·고고학 연구소에서 성서학 박사학위(S.S.D.)를 취득했다. 현재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과 성서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송창현 신부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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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3-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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