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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일기] 가슴으로 다문화를 수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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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병조 신부(수원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이주민 중 필리핀ㆍ베트남 출신 이주민의 가톨릭 신자 비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오늘은 내 눈에 비친 그들의 모습을 소개하려 한다.

 필리핀은 인구의 80 이상이 신자인 가톨릭국가다. 필리핀인들은 당연히 세례를 받아야 하고, 결혼과 장례도 반드시 성당에서 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이들이 주일미사에 성실하게 참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서류상 신자들이 대부분이다. 주일미사에 꾸준히 참례하는 신자 비율은 10 정도로 추정된다.

 베트남의 신자비율은 15 정도에 불과하지만 그 중 30~40가 실제로 주일미사에 꾸준히 참례한다. 그리고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보인다.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날까?

 우선은 이들 나라에 처음 선교를 한 국가의 영향이다. 필리핀교회는 스페인교회 영향을 많이 받았다. 스페인교회는 강생의 신앙을 강조하며 우리를 위해 강생하신 예수님이 계셔서 삶 자체가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생일잔치와 세례잔치를 중요하게 여기고 자녀들을 낳는 것을 축복으로 생각한다.

 반면 베트남교회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을 강조하는 프랑스 교회 영향으로 예수님 삶을 본받고, 실질적으로 보여주는 신앙이 중요하다고 여긴다.

 생활도 다른 점이 많다. 베트남에 가면 집 앞에 자리 잡은 무덤을 볼 수 있다. 베트남인들은 가족이 세상을 떠나도 함께 머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족 관계를 중요시하고, 결혼을 하면 아들을 꼭 낳아야 한다는 의식을 갖고 있다. 또 자존심이 강한 민족이다.

 필리핀은 여성의 권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계 사회라고 한다. 그래서 이혼을 하면 자녀를 주로 엄마가 책임진다. 그리고 오랜 식민 지배를 받은 영향으로 필리핀인들은 외국인과 결혼을 선호하고 외국으로 나가는 것이 가족이나 자신을 위해서 중요한 일이라고 여겨 외국 생활을 꿈꾸는 이들이 많다.

 베트남ㆍ필리핀들은 정치적 불안과 체제 모순에 염증을 느껴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이들을 우리 가족으로 수용하는 자세를 가져야한다. 사마리아인 비유에서 나오는 `누가 나의 이웃인가`라는 성경구절을 늘 묵상하자.

 이주민은 내 이웃이다. 나도 지상의 삶에서 예수님처럼 늘 이방인이기 때문이다. 다문화 수용은 바로 하느님 나라를 만드는 작업이고 또한 한국교회가 세상으로 나아가는 작업이다. 형식이 아닌 가슴으로 다문화를 수용하는 교회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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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1-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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