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9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나는 예비신자입니다] (3) 반발심을 일으킨 성모 마리아 공경

“이해하기 어려웠던 성모신심, 교리 배우며 깨달았어요”/ 묵주반지·세례명에 호기심만/ 40대 후반 되어서야 성당 찾아/ 교리 배우며 어려운 용어에 당혹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세 아이의 엄마로 바쁜 일상을 보내던 중에 아이들이 학교와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가끔 자신을 돌아볼 여유를 갖게 됐습니다.

40대 후반이 될 때까지 제 내면을 들여다 볼 기회는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게다가 서울로 이사한 후 가뜩이나 마음 둘 곳이 없어 힘겨웠는데, 시름시름 아프기까지 하자 문득 제 입에서 ‘하느님’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저도 모르게 내뱉은 ‘하느님’이라는 단어를 한참 되새기다 인근 성당에 갔더니 사무실에서 예비신자 교리반 봉사자와 대화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더군요.

부끄럽지만 본격적인 교리를 시작하기도 전에 ‘세례명은 무엇으로 할까’, ‘아, 나도 묵주반지를 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만 먼저 떠올린 것이 사실입니다.

■ 꼭 마리아를 통해 전구해야 하나 반발

학창시절부터 늘 시선을 끌던 성물이 있었습니다. 천주교 신자가 되면 누구나 끼는 상징적인 반지인 줄 알았는데요. 친구에게 물어보니 ‘묵주반지’라고 하더군요. 묵주기도를 할 때 순서를 헤아리는 용도로 사용한다고요. ‘염주랑 비슷한 거구나’라고만 생각하고, 궁금증은 거기서 멈췄습니다.

성당에 다니겠다는 결심은 다소 설레는 마음도 갖게 했습니다. 그런데 제 마음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성당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성모상에 허리 굽혀 인사하는 신자들의 모습이었습니다. 게다가 한 신자분이 ‘마리아 어머니께 기도하면 다 들어주신다’라고 하시는 말을 듣고는 더욱 반발심이 생겼습니다.

개신교 신자들이 가톨릭 신자들은 성당이 아니라 성모당에 다닌다고 했던 말도 떠올랐는데요.

“왜 마리아에게 기도를 하지?”

물론 봉사자의 설명을 듣고는 마리아께 우리를 대신해 하느님께 기도해 달라고 청하는 것임을 알게 됐습니다.

하지만 왜 직접 기도하지 않고, 기도해달라고 청하는 걸까. 가톨릭교회가 정말 마리아를 믿는 이단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설핏 들었습니다. 저만 의구심을 품었던 건 아니더라고요.

성모 마리아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지 못해 교리반을 아예 그만두는 이들도 있었다고 하더군요.

■ 흠숭과 공경의 차이

교리를 들으면서 또 한 가지 어려운 점, 성당에서 사용하는 용어는 너무 생소하고 어렵기까지 한 것이었습니다.

어렵긴 했지만 저에게 오랜 기억으로 남는 것은 ‘흠숭’과 ‘공경’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마리아에 대한 오해를 풀어준 단어이기도 했는데요.

‘흠숭’은 신적인 존재에게만 드리는 신앙의 표현입니다. ‘공경’은 어떤 모범적인 인물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을 품는 것이지요.

마리아를 ‘공경’하는 것은 하느님께 드리는 ‘흠숭’과 다르다는 설명을 듣고서는 교리에 대한 반발이 한결 줄었습니다.

훌륭한 신앙의 삶을 살다간 인물로서 존경하는 것이라는 공감대가 생겼기 때문인데요.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예수님의 뜻을 묵묵히 받아들이고 고통 중에서도 구원사업에 협력하신 모습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배울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하지만 ‘성모 발현’이라는 것은 여전히 이해가 잘 안 되는 사실입니다. 정말 기적이 일어났나요? 마리아가 직접 기적을 일으키나요?


 
▲ 처음 성당을 찾은 이들은 성모 공경의 의미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사진은 성모상에 인사를 하는 가족의 모습(자료사진).
 
정리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3-04-21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19

요한 20장 28절
토마스가 예수님께 대답하였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