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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비신자입니다] (9) 성경,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성경, 예수님이 쓴 게 아니라고?”/ 불명확한 저자 신뢰도 떨어져, 성경 필사하며 의미 알아가고파/ 제자들 서간 읽는 시간 즐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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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비신자들은 성경에 대해 호기심을 갖기도 하지만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필사는 성경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추천된다.
 

얼마 전 지방출장으로 이동하면서 한 성당 정문에 붙어 있는 성경읽기 관련 플래카드를 보게 됐다. 본당 모든 신자들이 성경을 읽고 필사하는 행사를 하는 듯했다.

순간 ‘신자라면 꼭 성경을 읽어야 하지, 난 언제부터 읽으면 될까’라고 생각하면서도, 반면 ‘그 두꺼운 걸 언제 다 보느냐’는 부담감을 느꼈다. 직장생활에 다소 바쁜 터라, 교리반에 참가하는 것도 신경이 쓰인다. 그래서 교리 시간 외에 해야할 다른 과제가 주어지면 이런저런 계획을 세우느라 머릿속이 분주해진다.

성당에 나가기 전에도, 신앙의 세계에서도 학문적인 여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썩 내키지 않는 부분이었다.

성경은 혼자 읽어야 하는 건가? 성물방에 가면 살 수 있다고 했는데, 일반 서점에는 팔지 않나? 종류가 많던데 어떤 것을 골라야 하지? 예비신자교리반처럼 따로 공부반이 있는 것일까?

지난주 예비신자교리반 시간 전 봉사자와의 미팅 시간에는 성경의 주요 부분을 찾고 펼치는 연습을 했다. 성경은 쪽수를 보고 찾기에는 너무 어려운 책 같았다. 1서인지 2서인지, 몇 장 몇 절을 구분하는 것도 익숙지 않아서인지 헤매기 십상이었다.

앞서서도 나는 얘기한 적이 있었는데, 결국 성경도 사람이 쓴 것인데 나는 그 내용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 지 확신이 서질 않는다. 사람이 기록했지만, 하느님의 말씀이기 때문에 오류가 없다는 증거를 누가 보여줄 수 있는가. 성경이 삶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말도 아직까진 공감이 되진 않고 있다.

앞으로 성경을 읽고 그 뜻을 차차 알아가다보면, 하느님의 말씀을 나의 삶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선 교리반을 통해, 나는 성경을 일종의 설화라고 생각해온 상식은 고칠 수 있었다.

성경은 하느님 구원을 체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글로 담아두었다는 설명도 내 마음을 매우 설레게 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글로 기록된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다가 나중에 글로 기록되어 저자가 명확하지 않다는 면은, 신뢰도가 떨어지는 부분이 아닌가 의심하게 된다.

구약뿐 아니라 신약도 예수께서 직접 쓰신 것은 아니고, 제자들도 그때그때 예수의 말씀을 옮긴 것이 아니라니 실망스럽기도 했다. 그래서 세계사 내용과 비교해 성경을 차근차근 분석하며 읽어보고 싶은 마음도 갖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미사 중에 가끔씩 나오는 제자들의 서간 읽는 것이 참 좋다. 서간은 바오로 사도가 교회 공동체에 충고와 질문에 대한 답을 해주는 형식으로 쓰여, 나의 궁금증 또한 함께 풀 수 있게 도움을 줬다.

예비신자교리반을 마치고 세례를 받게 되면 성경공부를 따로 하는 활동도 할 수 있다고 들었지만, 솔직히 또다시 학문적인 여정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틈나는 대로 성경을 필사하면서 그 의미를 명확히 알아가는 과정은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성경읽기는 정해진 시간에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할 때 언제든 짧게든 길게든 시간을 내서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먼저 교리반에서 배운 일상교리들을 자주 봉헌하며 하느님과 가까워지고 싶지만 아침엔 출근준비로, 저녁엔 퇴근 후 일정들을 소화하느라 아직은 정기적으로 기도를 하는 것이 익숙친 않다. 특히 삼종기도는 나에게 아직도 큰 숙제다.


정리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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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3-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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