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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비신자입니다] (10) 창조론의 핵심은 ‘사람에 대한 사랑’

“우리는 왜 7일째 쉬는 것일까?”/ 사람을 만든 내용 소설같아, 굳이 세상 창조하신 것도 의문, 고통 안 겪게 하실 수는 없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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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성당에서 창조론에 대해 배우고 연이어 생태계 보전에 대해 나눔 시간을 가졌다.

자연보호의 중요성은 물론 사람을 위해서도 자연을 아끼고 보전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가톨릭신자가 된다고 해서 특별히 이러한 분야에서 의식이나 행동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생각은 딱히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강의를 들으면서,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상만물의 의미를 하나하나 되새기다 보니, 지금 내가 누리는 것들이 얼마나 귀한 선물인지 잘 기억하고 싶어졌다.

하느님께서 보시기 좋게 만든 세상이 사람들의 이기심으로 너무나 마구잡이로 무너져가고 있다는 사실도 절감됐다.

집에 돌아와 쓰레기통을 치우면서 보니 그야말로 일회용품 천지였다. 게다가 가족들은 간식거리들을 먹을 때마다 포장지와 상자를 다소 과하게 쏟아내고 있었다. 하루 종일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재활용품들을 분리수거 한다 해도 제대로 활용이 될 지 의구심까지 들었다.

아이 셋을 키우다 보니, 알게 모르게 쓰는 일회용품이 정말 많았다. 대표적으로 그동안 쓴 일회용기저귀와 물티슈 등의 양도 정말 만만찮았다. 게다가 자동차 이용 정도를 제외하면 음식물쓰레기나 생활세제 등을 처리하는 것 대부분이 주부의 몫이라, 조금만 느슨해도 자연에 큰 해를 끼치는 주범이 되어왔다는 사실이 퍼뜩 와 닿았다.

우리 아이들이 하느님께서 주신 자연의 선물을 누리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 당장 변화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엄습하기도 했다.

사실 지난 주 창조론에 대한 예비신자교리반 강의는 내가 평소 가장 궁금해 했던 내용이기도 했다. 특히 학창시절에는 누구나 한번쯤 나는 누구이며, 어디에서 와서, 왜 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해 숙고해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의문에 대답을 주는 것이 바로 창조론이라고 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생태계 창조에 앞서 사람을 만드신 내용을 들었을 때는 마치 소설 내용을 듣는 기분이었다. 중·고등부 학창시절 진화론과 인간의 발달사에 대해 배우고 달달 외운 기억 등도 창조론을 삐딱하게 보는 데 한몫했다.

강의를 통해 성경은 과학서적이 아니며, 신앙의 진리를 전해주는 것임을 다시금 인지했다. 창세기 1장에 나오는 창조이야기는 역사적인 사실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어떤 의미를 담은 창조설화라는 설명 덕분이었다.

창조설화는 세상 안에서 하느님을 체험한 사람들의 시각으로 자연을 새롭게 이해한 것이다.

과학적 지식과는 관련없이 종교와 믿음에 관계되는 것이라는 말이었다. 창조 신앙의 핵심도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고 사람을 모든 창조물의 중심으로 삼았다는 신앙고백에 있다고 한다.


 
▲ 창조론과 함께 생태계 보전에 대해 배우니, 새삼 그 중요성이 와닿는다.
분리수거 등으로 자연 보전 활동을 실천하게 되는 이유다.
 
 
사람은 물질이 아니며, 사람답게 살아가고 사람으로 완성될 숙제를 안고 있다. 성경은 이렇게 사람은 하느님을 닮은 존재이자 하느님을 닮아야 하는 존재라는 설명을 풀어둔 것이라고 했다.

솔직히 교리시간이 끝나고도 하느님께선 왜 굳이 이 세상과 사람을 창조하셨을까 등의 의문이 여전히 남아있다. 창세기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잘못을 해도 자비를 베푸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세상과 사람을 구원하기 위해서라면 처음 사람을 만드셨을 때 주신 은총을 계속 유지시켜, 고통을 겪지 않게 해주실 순 없는 것인가.

또 우리는 6일 동안 일하고 7일째 쉬는 습관은 왜 지키는 것일까, 더욱 궁금해졌다.


정리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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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3-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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