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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비신자입니다] (20) 교무금과 봉헌금 사이에서

교무금, 중요한 것은 액수가 아니라 마음이겠죠?/ 외국같은 기부금 문화 정착 미비/ 신자가 교회 유지비 내는 것 ‘마땅’/ 여건 따라 ‘기쁘게’ 봉헌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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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셋을 키우며 익숙해진 일 중 하나가 가계부 쓰기다. 아이들을 위해 소비해야 하는 생활비 항목은 너무나 다양하고 갈수록 늘어가 가끔 한숨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세례성사를 받게 되면 가계부 항목이 하나 더 늘 예정이지만 마음은 기쁘다. 바로 교무금 항목이다.

매달 내야하는 교무금, 과연 얼마를 약정해야 할 지 벌써부터 고민이다. 봉헌금은 매주 커피값 등을 아껴 모으는 노력 중이라 부담을 느끼진 않는다.

하느님께 봉헌하는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결코 하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볼 때 교무금 책정은 남편과도 의논해서 미리 챙겨야 할 부분이다. 머릿속에서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내 모습이 좀 창피하기도 하고, 신앙생활과 관련해 돈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무래도 불편해 교리반 봉사자분께도 여쭤보지 못했었다.

결혼 전 친구를 따라 잠시 개신교회를 다닌 적이 있었는데, 당시 내 마음을 가장 불편하게 한 것이 소식지에 실린 예물 항목이었다.

이름도 다양한 예물 항목과 그것을 바친 이들의 이름이 주보 한 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리곤 예배 중에 장로님이 단상에 올라가 특별 감사예물을 낸 사람들의 이름을 주르륵 호명했다.

그때 나는 감사예물을 낸 사람들의 뿌듯해하는 표정에 ‘돈이 없으면 교회도 못 다니겠구나’라며 씁쓸한 기분을 느꼈었다.

지금도 그 친구는 개신교회를 다니고 있는데, 독실한 개신교 신자인 시어머니께서 자식들이 드리는 용돈과 생활비 대부분을 교회에 다 갖다줘서 속상하다는 하소연을 가끔 한다. 그 시어머님께서 권사님이 되어서 이래저래 바쳐야 할 것이 많다며, 며느리 모르게 아들에게 따로 돈을 받기도 한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개신교회에서 그러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가톨릭교회에서는 그렇게 시시때때로 예물을 강요하는 분위기는 없는 듯해 솔직히 마음 편하게 입교한 것도 사실이다.

얼마 전 정규 예비신자교리 후 교무금과 봉헌금에 관해 듣는 시간이 따로 있었다.


 
▲ 신자들은 교무금과 봉헌금을 생각하며 현실적인 고민들을 하지만, 하느님 앞에서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것 같아 창피함을 느끼기도 한다.
 
 
교회의 유지비를 내는 것은 신자로서 가지는 마땅한 의무라고 한다. 유지비는 주일헌금과 교무금, 기타 헌금과 모금 등을 통해 충당한다. 실제 매달 마지막 주일 본당 주보에 나오는 살림살이 결산을 보니, 단순히 신부님과 수녀님 생활비 뿐 아니라 각종 시설 유지비와 직원 인건비, 주일학교 운영비, 교육비, 사회복지 활동비 등 이래저래 들어가는 비용이 많았다.

봉사자는 실제 개개인의 경제적 여건에 따라 ‘성의껏’ 내도록 유도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신자들이 교무금을 내는 것은 의무이지만, 교무금에 대해 부담을 가져 신앙생활에 영향을 받으면 안 되기 때문에 책임을 따로 규정한 제도도 없다고 했다.

나 또한 교무금을 내는 데에서 중요한 것은 액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럽에 있는 나라들처럼 정부가 종교세를 걷어 교회 운영비를 분배하거나, 미국처럼 기부금 문화가 정착되지 않는 한 교무금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세례 신청서를 낼 때 교무금 신청서도 같이 제시하면, 내가 내는 교무금은 다른 이들은 알지 못하게 처리된다고 한다.

지나치게 무리를 해서도 안되겠지만 사정이 허락되는 한도에서 자신의 정성을 모아 봉헌하려는 자세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리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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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3-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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