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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비신자입니다] (23) 하느님과 무슨 대화를 하세요?

청원기도를 빼고 언제 어떤 기도를 해야 하나요?/ 감사기도 많이 하려 하지만, 생각나는 건 ‘바라는 기도’뿐, 올바른 방법·의미 알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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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체조배실에서 주님과 마주 앉아 어떤 기도들을 할까?
예비신자들은 기도를 하는 올바른 방법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를 키우면서, 애써 무관심하려 노력은 하지만 일상에서 신경을 가장 많이 기울이고 잔소리도 하는 때는 학교 성적과 연관되어 있다. 입교 후 주일미사를 참례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 익숙해질 무렵, 어느 틈엔가 기도를 할 때마다 아이가 공부를 잘 하게 해달라고 빌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

“내가 성당에 열심히 다니고 기도도 꾸준히 하면 과연 우리 아이가 공부를 잘 할 수 있을까? 나중에 대학에도 무리없이 합격할 수 있을까?”

본당에서도 수능 100일을 앞두고는 함께 기도하던데, 내 기도가 큰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내심 하느님께 ‘바라는 기도’만 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하느님께서 내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으면 나는 하느님을 믿지 않게 될까?”

나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도 던져봤다.

성당에 다니면서 내가 가장 어렵게 느낀 부분이 미사전례였는데, 그것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나니 이젠 기도가 힘겨워지고 있다.

솔직히 언제 어떤 기도를 해야 하는지 어렵기만 하다. 무엇을 해달라고만 기도하면 안 되고 감사기도를 많이 해야 한다는 조언은 들었지만, 매순간 내 머릿속엔 바라는 기도만 떠오르곤 한다.

또 아직은 따로 책자를 보지 않고선 주모경 외엔 기도문을 틀리지 않고 외울 자신이 없어서, 삼종기도는 물론 식사전후 기도도 부담스럽게 느끼곤 한다.

툭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청원기도를 빼면 언제, 어떤 기도를 해야 할까. 미사만 봉헌하고 다른 기도를 드리지 않으면 불성실한 신자처럼 보일까봐 내심 신경이 쓰여 고민이 됐다.

평일 조용한 시간에 가끔 성당에 들렀을 때, 기도하고 계시는 수녀님과 신자들을 만난 적이 있다. 그들은 대체 어떤 기도를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생각보다 긴 시간을 앉아있는데도, 특정 기도문을 외우거나 하는 것 같진 않았기 때문이다.

예비신자교리반은 중반기를 넘어서 성사에 대해 배우는 단계를 지나고 있다.

세례성사에 이어서는 성체성사에 대해 배웠는데, 나에게는 성체조배라는 것도 매우 어려운 문제로 다가왔다. 성체조배를 할 때는 별도로 바치라고 한 기도문도 없는데, 신자들이 성체조배실에서 오랜 시간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 기도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졌다.

물론 교리책을 통해 염경기도와 묵상기도, 관상기도에 대해 배우긴 했다. 묵상기도는 성경을 읽으면서 가끔 시도해보는데, 의외로 내 모습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도록 이끌어주는 듯하다. 하지만 관상기도라는 것은 도대체 뭔지 잘 이해가 안 된다. 성경을 읽는 것도 아닌데 하느님의 말씀을 경청한다는 것이 무슨 말인지 이해되지도 않고, 하느님의 모습을 상상하고 진리를 직관한다는 것이 어떻게 하는 것인지 감도 잘 오지 않는다.

불교처럼 단순하게 외우는 기도만 반복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역시 내가 봉헌할 건 묵주기도 밖에 없겠구나’라는 생각도 했다. 하느님께 다른 말을 하지 않고 성모송을 무한반복하면 내가 바치는 기도 내용이 무엇인지 아실까? 어떻게 하면 기도의 응답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까? 우리 교리반 봉사자님은 성당을 오가는 길에서도,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도 계속 기도를 하신다는데 그렇게 집중하지 않고 기도를 해도 괜찮은 걸까?


정리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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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3-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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