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9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함께 걷자 믿음의 길] (4) 예수 성탄 대축일 전례

하느님 사랑 드러난 가장 확실한 표징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예수 성탄 대축일’은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류를 구원하시려고 사람이 되시어 이 세상에 오신 사건을 경축하는 날이다. 이제 인간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죄에서 해방되고, 영원한 삶을 보장받게 됐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은 하느님께서 당신의 사랑을 드러내신 가장 확실한 표징이다.



■ 태양신 탄생 축제를 배격하여

예수 성탄을 기념한 흔적은 300년대에 이후에나 등장한다. 로마교회는 336년에 12월 25일을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 축일로 정했다고 한다. 여기에는 여러 가설이 있는데 로마교회가 당시 이교도들의 ‘무적의 태양신 탄생 축제’에 대한 대응책으로 12월 25일을 축일로 정했다는 것이 가장 설득력을 지닌다. 로마교회는 신자들이 퇴폐적인 태양신 숭배 축제에 현혹되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만이 세상의 참 빛이며 구원을 가져다 줄 수 있음을 믿게 하기 위해 같은 날 예수 성탄 축일을 지내게 됐다. 이런 역사적 맥락에서 크리스마스(Christmas)는 ‘그리스도의 미사’(The mass of Christ)라는 뜻을 지닌다.

■ 오, 놀라운 교환이여!

예수 성탄 대축일 전례는 낮미사 때 요한복음 서언을 봉독함으로써 그 절정에 이른다.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신 것은 외아드님이 인성을 취하시어 우리 인간이 그분의 신비에 참여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예수님께서는 외양간에서 가난한 가정에서 비천하게 태어나셨다. 순박한 목동들이 이 사건의 첫 증인들이다. 이 가난에서 하늘의 영광이 드러난다. 하느님 앞에서 ‘어린이처럼 되는 것’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조건이다. 성탄의 신비는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모습을 갖추실’ 때 우리 안에서 성취된다. 예수 성탄의 신비는 이 기묘한 ‘교환의 신비’다.

■ 세 번의 미사

예수 성탄 대축일은 구유경배와 함께 밤, 새벽, 낮미사 세 번의 미사를 봉헌한다. 이는 6세기 중반까지 형성된 교황의 전례에 기원을 둔 것으로, 1970년 발표횐 「로마 미사전례 총지침」 역시 모든 사제가 성탄 대축일에 세 번의 미사를 봉헌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본래 교황의 성탄장엄미사는 낮미사 한 대만 드렸지만, 일찍이 사람들은 베들레헴에서 거행하던 것과 비슷한 밤전례를 지내게 됐는데 이것이 밤미사의 기원이다. 한편 교황은 성탄 낮미사를 드리러 성베드로대성당에 가기 전, 성녀 아나스타시아를 기리는 미사를 드리러 성녀 아나스타시아성당을 찾았다. 이후 이 미사에서 예수성탄에 관한 기도문을 사용하게 됐는데 이것이 새벽미사의 기원이 됐다.

■ 파스카 신비와 만나다

교회는 유일한 신비, 곧 파스카 신비 하나만을 거행한다. 성탄은 파스카 신비와 구별되거나 독립된 신비가 아니라 우리를 파스카 신비와 만나게 만든다. 그리스도께서는 인간이 되신 순간부터 우리를 위해 일하기 시작하셨기 때문에, 성탄은 사실상 구원 신비의 시작을 내포하고 있으며, 파스카 신비를 앞당겨 연장한 것이 된다.

■ 참 빛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성탄절이 임박하면, 거리는 형형색색의 트리 불빛과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캐럴 소리로 들뜬 분위기가 조성된다. 대중들은 이 시기의 참뜻은 모른 채, 물질만능주의 상술에 현혹돼 거리로 쏟아져 나와 흥청거린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향한 사랑과 봉사는 점점 뒷전으로 밀린다.

이제 더 이상 성탄절이 ‘우리들만의 예식과 축제’로 머물러서는 안된다. 참 빛으로 세상에 오시는 구세주의 탄생을 밝히는 삶에 자신을 내맡길 수 있어야 하겠다. 이는 강생의 신비(자기비움)를 세상에 드러내는 ‘사랑과 희생 그리고 생명 나눔의 실천’ 안에서 비로소 충족된다.

「믿음의 길」 52~63p.


 
▲ 베들레헴 예수님 탄생기념 성당 안의 예수님 탄생 자리. 별로 표시돼 있다.
 
정리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3-12-25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19

요한 14장 23절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키리라.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