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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성인] 5월 10일: 몰로카이의 성 다미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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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10일: 몰로카이의 성 다미아노 (St. Damien of Molokai 1840~1889년 벨기에 출생 및 하와이 몰로카이 섬 선종 예수와 마리아의 성심 수도회 신부)

성 다미아노 신부님은 ‘몰로카이의 성자’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2009년 베네딕토 16세 교황에 의해 시성됐지만 이미 살아 계셨을 때부터 성인으로 추앙받던 분이십니다.

벨기에에서 태어난 성인은 어릴 적부터 하느님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했습니다. 예수와 마리아의 성심 수도회에 입회해 수도자의 길을 걷던 큰형의 삶은 성인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결국 성인은 형을 따라 같은 수도회에 입회했습니다.

그런데 하와이 선교사로 파견됐던 형은 장티푸스에 걸려 더 이상 사목을 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이때 성인은 형을 대신해 하와이 해외 선교를 자원했고 1864년 성인의 바람대로 하와이로 파견돼 그곳에서 사제품을 받았습니다.

당시 하와이엔 각종 전염병이 창궐해 온 나라가 두려움에 떨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인구의 10~15가 한센균에 감염될 정도였습니다. 정부는 한센병 환자들을 몰로카이 섬으로 격리시켰고 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습니다. 몰로카이 섬은 서서히 죽음의 땅 천형(天刑)의 섬으로 변해갔습니다.

아무도 찾지 않는 찾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던 이 섬에 33세의 건장한 청년 다미아노 신부가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한센병 환자들과 함께 살겠다며 스스로 섬에 들어온 것입니다. 오랫동안 버려졌던 한센병 환자들은 깊은 절망과 분노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그들은 성인에게 쉽사리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얼마 견디지 못하고 떠날 것으로 생각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다미아노 신부는 묵묵히 한센병 환자들을 돌봤습니다. 한센병 환자들의 뭉그러진 손과 발에서 나오는 피고름을 짜는 일도 마다치 않았습니다. 한센인들과 함께 밥을 먹고 잠을 자며 일상을 함께 했습니다. 그런 성인에게 감동하지 않을 한센인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성인 자신도 한센병에 걸렸지만 이를 기쁘게 받아들였습니다. 한센병에 걸리지 않아 한센인의 고통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고 자신을 한탄하던 성인이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한센병으로 선종한 성인은 소원대로 한센인들 곁인 몰로카이 섬에 묻혔습니다.

몰로카이 섬에 세워진 성인 기념비에는 이러한 성구가 적혀 있다고 합니다. “벗을 위하여 제 목숨을 버리는 일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한 15 12).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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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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