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23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감사의 심리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가끔 신자들이 불평하는 말 중에 감사에 대한 것이 있습니다. “성당에서 신부들이 감사하며 살라고 하는데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짜증이 난다”는 것입니다. 기도해도 되는 일도 없고 하는 일마다 이리 꼬이고 저리 꼬이는데 무슨 감사냐는 말입니다. 그런 마음이 들만도 합니다.

그런데도 교회에서는 감사의 영성을 강조합니다. 왜 그런가? 감사기도는 우리가 삶에 대해 실망하여 자칫 우울증이나 무기력증에 빠지는 것을 막아주는 예방약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은 삶에 대해 기대를 갖습니다. ‘나는 적어도 이 정도는 살아야 한다’는 그런 기대감과 희망을 가지고 삽니다. 그런데 그런 기대감이 채워지지 않았을 때 자기 삶을 버리고 방치하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심지어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망가트리는 일조차 벌입니다.

이럴 때 내가 감사해야 할 일을 찾는 것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도 가정도 사람도 모두 잃어버리는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감사하며 사는 것이 어려운가? 사람은 감사하는 마음을 계속해서 갖고 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감사한 일에 대해 기억을 잘하지 못합니다. 자신이 섭섭한 것, 손해본 것만 잘 기억하는 이기적인 성향이 강해서 그렇습니다.

또 사람의 마음은 덜 성숙한 어린아이와 비슷해서 사탕을 처음 받았을 때와 실컷 먹고 난 후의 마음이 다릅니다.

성당 할머니들께서는 물 한 잔을 드셔도 성호를 긋고 감사기도를 하고 드십니다. 작은 기도이지만 보기 아름다운 기도입니다. 이런 모습이 사람의 눈에도 아름다워 보이는데 하느님께서 보시기엔 얼마나 좋으실까요.

어떤 본당신부가 새 임지로 갔는데, 영 마뜩지 않아서 매일 불평을 일삼았습니다. 순박한 신자들은 본당신부가 성질 부릴까봐 피해다니고요.

그러던 어느날 신자 한 사람이 성당에 성체조배하러 갔는데, 마침 본당신부가 십자가 앞에서 팔짱을 끼고 주님께 항의 기도를 하는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주님! 도대체 나 같은 인재를 왜 이런 시골구석으로 보내신 것입니까?!”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본당신부를 보던 신자는 그 다음 순간 깜짝 놀랄 구경을 하게 됩니다.

갑자기 십자가의 주님이 내려오시더니 다짜고짜 본당신부의 면상을 후려치시면서 “이런 싸가지 없는 놈! 내가 네놈을 그동안 챙겨준 게 얼마나 많은데…”

그 모습을 보고 집으로 돌아온 신자는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적이 일어난 것인데 본당신부가 주님께 얻어맞았다고 말할 수도 없고 고민 고민하던 신자는 주교님을 찾아서 자초지종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주교님께서 비밀을 지키라 당부하신 후, 그 후로 진상 신부들을 그 본당으로만 보내셨다는 후문이 전해져 내려오면서 그 성당이 성지 아닌 성지가 됐다고 합니다.




홍성남 신부 (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 소장)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1-07-27 등록

관련뉴스

말씀사탕2021. 9. 23

1티모 1장 19절
믿음과 바른 양심을 가지고 그렇게 하십시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인터넷 굿뉴스. [전화번호보기]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