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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가톨릭대, 고 박병선 박사 기념 자료실 ''루갈다 아카이브'' 개관

고 박병선 박사 역사정신과 업적 고스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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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철 보좌주교(오른쪽 두 번째)와 유가족, 관계자들이 11월 23일 개관한 박병선 박사 기념 자료실 `루갈다 아카이브`를 둘러보고 있다.
 
 
   한평생을 우리나라 역사 연구에 바친 박병선(루갈다, 1927~2011) 박사의 생전 업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인천가톨릭대(총장 김흥주 몬시뇰)는 11월 23일 고인 선종 1주기를 맞아 인천시 강화군 양도면 신학대 도서관에 박병선 박사 기념 자료실인 `루갈다 아카이브`를 개관했다.

 102㎡(31평) 크기의 자료실에는 고인이 기증한 도서 1096종 1286권, 비도서 49종 68점과 함께 편지, 유품, 사진 등이 전시됐다. 정부에 제출한 각종 청원서와 빼곡히 써내려간 편지에는 우리 역사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고인은 프랑스 파리국립도서관에 근무하던 1967년 「직지심체요절」을 발견,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1975년에는 파리국립도서관 창고 한편에 보관돼 있던 `외규장각 의궤` 191종 297권을 발견해 침탈 145년 만인 지난해 국내로 반환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고인은 또 2006년 한불수호조약 체결 120주년을 맞아 파리국립도서관 등에서 병인양요 관련 사료를 찾아내 500쪽 분량의 책 2권으로 엮었으며, 2009년 직장암 발병 전까지 병인양요(1866년) 당시 프랑스 함대 공문서와 보고서를 비롯해 각종 사료를 정리하는 연구에 매진했다. 고인은 파리 시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있었다는 사실을 토대로 그 자리에 한국독립운동기념관을 건립하자는 청원서를 정부에 제출하는 등 선종 직전까지 우리 역사의 진실을 알리기 위한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김흥주 몬시뇰은 "조선시대 외규장각이 있었던 역사의 현장인 강화도에서 고인의 업적을 이어가게 됐다"면서 "나라를 위해 헌신한 고인의 얼과 정신을 계승하고, 고인의 숙원 과제를 푸는 데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날 개관식에 앞서 봉헌된 1주기 추모미사는 고인과 각별한 인연을 맺었던 교구 총대리 정신철 보좌주교가 주례했다. 정 주교는 "홀로 역사의 진실을 추구해온 고인의 노력은 성전 정화를 위해 애쓰던 예수 그리스도의 고독을 닮았다"면서 "하느님께 의지할 수밖에 없었을 고인의 삶과 정신을 새기고, 고인이 주님 곁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릴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말했다.

 1998년 파리 유학 당시 고인을 처음 만난 정 주교는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던 고인의 외로운 연구작업을 가까이서 접하며 신앙적ㆍ학문적 인연을 이어왔다.

 고인의 조카인 은정희(로사, 57)씨는 "선종 직전까지도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고 하셨던 이모가 하느님 품으로 가실 때엔 모든 것을 내려놓고 행복하게 쉬실 수 있게 된 것 같아 한편으로는 안도의 마음이 들었다"며 고인을 기리는 공간을 마련해준 학교 측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편 김흥주 몬시뇰은 미사 후 고인이 신학생 양성을 위해 기증한 장학금을 8명 신학생에게 전달했다.

 루갈다 아카이브는 평일(주말은 휴관) 오전 9시~오후 5시 개관한다.

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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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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