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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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영 수녀의 성경말씀나누기] 마르코 복음서(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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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의 예수님을 철저히 따르며
죄의 유혹 단호히 물리칠 결단 필요

3. 두 번째 수난 예고와 제자교육(9, 30~50)

예수님께서는 과연 당신 죽음의 길을 미리 훤히 알고 계셨을까?

예수님께서는 평소대로 ‘하느님 아들’로서의 정체성과 사명에 따라 하느님 나라의 이상을 펼치며 생활하셨을 것이고, 그 결과가 어떠할지 예측하지 못하셨을 리가 없다.

유다교 지도층의 반대가 심해지는 것을 피부로 느끼면서 아무래도 종국에는 고난을 받으시리라는 예감을 가지셨을 것으로 짐작된다.

수난과 부활에 대한 두 번째 예고 (30~32절)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져 그들 손에 죽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31절)

사람의 아들이 사람들의 손에 넘겨져 죽게 된다는 것은 대단한 역설이다.

‘넘겨진다’는 말은 수난과 죽음을 뜻하는 말로서 하느님의 행위를 암시한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가르침의 정점을 이 세상 안에서 생을 어떻게 마감해야 하는가에 두고 있는데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왜 죽음을 당하셔야 하는지 질문하는 것조차 두려워한다(32절). 어떤 죽음을 맞을 것인지는 제자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되지 않겠는가?

제자들의 서열 다툼(33~37절)

제자들이 길에서 누가 가장 큰사람이냐 하는 문제로 논쟁했다는 것은 제자들이 얼마나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35절). 하느님 나라의 윤리는 이처럼 철저한 섬김과 겸손에 바탕을 둔다.

예수님께서는 어린이 하나를 데려다가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37절)라고 말씀하신다.

예수님의 제자단은 이처럼 작은이들, 곧 어린이처럼 하느님께 신뢰와 희망을 두고 있는 사람들이다.

바깥 사람에 대한 포용(38~41절)

예수님을 믿고 따르지 않는 바깥 사람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악마를 내쫓는 것에 대해 초대교회는 개방적인 태도를 보인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적을 일으킨 사람이 예수님을 비방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께서 주신 특권을 독점하려 하지 말고 바깥 사람을 관대하게 포용하라는 것이다.

이런 태도야말로 예수님의 가르침에 어울리는 것이 아니겠는가? 예수의 제자라는 명예나 특권만을 내세워 외부 사람들에 대해서 폐쇄적인 태도를 취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한편 예수님의 추종자들이 비록 인간적으로 볼 때 작은 이들이지만 그들에게 마실 물 한 잔이라도 베푸는 사람에게는 하느님께서 보상해 주실 것이라고 약속하신다.

죄의 유혹을 단호하게 물리쳐라 (42~48절)

‘나를 믿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를 넘어지게 하는 사람, 곧 제자들과 예수님 사이를 이간시키는 사람에 대한 단죄가 예고된다. 그런가하면 나의 손과 발과 눈이 작죄하도록 충동질하는 일이 있다면 가차없이 절단하여 죄를 짓지 못하게 하도록 단호하게 말씀하신다.

성한 몸으로 지옥의 영벌에 떨어지기보다는 불구의 몸으로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낫다는 말씀이시다. 죄의 유혹을 단호하게 물리치라는 비유로 간담이 서늘해지는 말씀이신데, 하느님 나라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죄의 유혹을 단호하게 물리칠 결단이 필요하다.

소금의 상징어(49~50절)

불로 소금절이가 될 것[불소금에 절여질 것]이라는 말씀은 우리에겐 생소한 표현이지만, 불과 소금 모두 부패를 막고 불순물을 정화하는 상징이므로, 제자들이 심판의 시기가 오기 전에 시련 가운데서 정화되고 하느님께 올려지는 제물이 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소금이 짠맛을 잃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너희는 마음에 소금을 간직하고 서로 평화롭게 지내라.”(50b절). 예수 추종의 길은 십자가의 예수님을 철저히 따르는 것이어야 한다. 마음에 소금을 간직해 자리다툼이나 특권의식에 사로잡히지 않고 죄의 유혹을 단호히 물리쳐 서로간에 평화를 보존해야 할 것이다.

최혜영 수녀 (성심수녀회.가톨릭대 종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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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6-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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