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1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최혜영 수녀의 성경말씀나누기] 마르코 복음서(34)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예수, ‘메시아’로 이스라엘 입성
십자가상 죽음 통해 참 왕직 입증

제 3부 예루살렘에서의 예수(마르 11, 1~16, 8)

이제 예수님과 그 추종자들은 여행을 마치고 예루살렘 목적지에 다다른다. 예루살렘은 예수님 적수들의 처소이며 그분을 죽이는 장소로 묘사되는데, 공관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을 단 한 번 방문한 것으로 보고함으로써 극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지금까지 느린 걸음으로 천천히 움직여왔다면 앞으로는 정점을 향하여 내달릴 것이다. 마르코는 예수님의 예루살렘에서의 활동을 마치 사흘 동안에 일어난 것처럼 보도하고(11~13장), 예수님의 수난기(14~15장)와 부활사건(16, 1~8)을 전한다.

성지주일로부터 시작하여 예수님의 마지막 공생활을 기념하는 성주간의 여정을 마르코의 안내를 받으며 떠나보기로 하겠다.

V. 예루살렘에서의 활동 (11, 1~12, 44)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 근처 베다니아에 묵으시며 낮에는 예루살렘 성전에서 활동하시고 날이 저물면 성밖으로 돌아오신다. 첫째날에는 예루살렘에 입성하여 성전을 두루 살피시고(11, 1~11), 둘째날에는 무화과나무를 저주하시고 성전을 정화하셨다(11, 12~19). 셋째날에는 말라 버린 무화과나무의 교훈에 대해 설명하시고(11, 20~26), 성전 뜰에서 유다 지도자들과 긴 논쟁을 벌이셨으며(11, 27~12, 37) 몇 가지 훈시의 말씀을 곁들이신다.(12, 38~44)

1. 예루살렘 입성 (11 ,1~11)

해마다 성지주일에 기념하는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은 장엄하기 그지없다. 그런데 과연 역사적으로 어느 만큼 사실적인 사건이었을까? 예수님께 수많은 군중들이 몰려들었다면 예루살렘 지도자들의 눈에 띄었음 직한데, 이 사건 자체에 대한 반응은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구약 성경에 예언된 대로, 메시아의 행차의 빛 안에서 이해하려는 상징적이며 예언적인 서술로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다윗의 후예, 곧 메시아로서 메시아의 왕도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시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제자 둘을 파견하여 아무도 탄 적이 없는 어린 나귀 한 마리를 가져 오게 하시는데, 과연 분부하신 말씀처럼 아무런 제재 없이 어린 나귀를 가져올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왕이 왕권을 발동하여 아무것이나 마음대로 징발할 수 있는 것처럼(1사무 8, 11~18), 예수님께서는 새끼나귀를 징발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닌 주님이시고 앞일을 훤히 내다볼 수 있는 분이시다.

“딸 시온아, 한껏 기뻐하여라. 딸 예루살렘아, 환성을 올려라. 보라, 너의 임금님이 너에게 오신다. 그분은 의로우시며 승리하시는 분이시다. 그분은 겸손하시어 나귀를, 어린 나귀를 타고 오신다.”(즈카 9, 9; 참고 창세 49, 11)

즈카리야의 예언처럼 예수님께서는 평화의 군주로서 새끼나귀를 타고 오시어 민족들에게 평화를 가져다주실 겸손한 임금님이시다. 군중들은 임금님께서 행차하시는 길에 자기들의 겉옷과 나뭇가지를 깔고 환호를 한다. 이스라엘의 임금 즉위식을 연상하는 장면이다.(참조 1열왕 1, 38~40; 2 열왕 9, 13)

“호산나!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은 복되시어라. 다가오는 우리 조상 다윗의 나라는 복되어라. 지극히 높은 곳에 호산나!”(9~10절)

군중들은 예수님을 보면서 다윗의 왕정을 세우기 위해서 하느님으로부터 파견된 분, 곧 메시아이심을 고백하면서 ‘호산나’라고 만세를 부른다.

‘호산나’란 말은 원래 유다인들이 순례 대축제일에 부른 소위 할렐시편(시편 113~118장) 가운데 나오는 일종의 청원기도로, “하느님 구원하소서” 또는 “하느님 도와주소서”(시편 118, 25)란 의미가 있는데, 여기서는 군중들의 환호성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지극히 높은 곳에 호산나!” 하늘나라 천사들도 “메시아 예수 만세!”하며 외친다. 이처럼 군중들의 환호성은 온 우주가 예수님을 메시아로 영접하기를 참으로 바랐다는 것을 시사해준다. 그러나 예수님의 메시아 신분, 곧 참된 왕직은 죽기까지 하느님의 뜻에 순명하셨던 십자가상 죽음에서 최종적으로 드러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군중들의 열광적인 환호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으시고 당신이 하실 바를 묵묵히 하실 뿐이다. 제자들과 함께 예루살렘 성전으로 들어가셔서 그 곳의 모든 것을 둘러보신 다음 베다니아로 돌아오신다.(11절) 이로써 다음날의 성전 정화를 위한 준비가 끝났다.

최혜영 수녀(성심수녀회 가톨릭대 종교학과 교수)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06-09-03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11

잠언 16장 1절
마음의 계획은 사람이 하지만 혀의 대답은 주님에게서 온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