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언젠가 신부님께서 배우자를 위해서 기도하라고 했는데 알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서 미리 기도할 수도 있습니까? 그리고 배우자를 위해 정해진 기도문이 있나요?

[답]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 지향두고 묵주기도를

신학생 때 한 자매님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처녀시절에 개신교에 다녔는데 목사님이 자신의 배우자를 위해서 기도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고 가르쳤답니다.

목사님의 충고에 따라 그때부터 자신이 장차 만나게 될 배우자를 위해서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주님께 은근히 모세 같은 남자를 만나게 해 달라고 했답니다.

그리고 한참 시간이 지나 우연히 맞선을 보았습니다. 첫 인상은 맘에 들었는데 하필 천주교 신자였습니다. 그 천주교 신자가 종교이야기를 하다 자신의 세례명이 모세라고 하더랍니다. 귀가 번쩍 뜨였고 좀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서 결국 결혼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결혼 10년이 넘었는데 하느님의 섭리를 더 깊이 체험한다고 했습니다. 자신도 천주교 신자가 되는 은총을 누렸고 결혼에 대해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으며 꼭 이 남자였다는 것을 계속적으로 체험한다고 했습니다. 부부싸움을 안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 모세 같은 남자라고!

사제나 수도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자신의 성소에 관심을 가지고 정성을 다해 기도하듯 결혼을 준비하는 사람이 자신의 배우자 될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입니다.

기도는 일상의 모든 일에 필요합니다. 중요한 사건을 맞이하거나 경험하고 있을 때 더 더욱 필요합니다.

결혼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입니다. 가문과 가문이 인격적 관계를 맺을 뿐 아니라 하느님의 창조사업에 동참하여 영원히 사랑을 느끼고 사랑을 전할 또 다른 내가 탄생는 겁니다. 얼마나 중요합니까? 하느님 안에서 미리 철저히 준비를 한 만큼 인생행로도 언제나 은총 안에서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배우자를 위한 기도는 아주 지혜로운 기도이고, 내 인생을 주님께 맡기는 기도입니다.

배우자를 위한 기도문은 교회에서 정한 특별한 기도문이 없습니다. 제가 한 가지 추천하자면 그래도 역시 묵주기도입니다. 이 지향을 두고 꾸준히 기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은총이 가득한 어머니의 전구보다 더 강력한 것은 없습니다. 복 받을 사람은 복 받을 행동을 합니다.

김연준 신부(광주대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