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1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신앙상담] 사제의 무성의한 고해성사에 상처 받았다면?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질문]

저는 이번 판공성사를 손님 신부님께 봤습니다. 그런데 저의 고해를 맡아주신 신부님께서는 제게 강복도 주시지 않고, 사죄경도 외워주시지 않고 매우 바쁘다는 듯이 나가라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친구에게 물어보니 보속도 똑같이 주셨습니다.

신자가 많아 바쁜건 알지만, 저는 하느님을 대신해서 신부님께 고해를 한 것인데, 그 무성의한 태도에 화가 나고, 상처받아 성당에 가고 싶지 않습니다.

이럴 땐 어떻하지요?

[대답]

고해성사의 진정한 의미는 반성-뉘우침-결심에 있어

지금 우리나라의 가톨릭교회는 신부님 수에 비해 신자 수가 매우 많은 실정입니다.

제가 있는 본당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저희 본당은 교적 상의 숫자가 5200명입니다. 그런데 신부는 저 혼자입니다. 그래서 지난 성탄 판공 때에는 많은 분들이 성사를 보실 수 있도록 미사 전 1시간씩 고해성사를 주었습니다.

한 달 동안 과연 몇 명이나 주었을까요? 간단히 그리고 빠른 속도로 고해성사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제게 고해성사를 받으신 분은 600명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손님 신부님들을 불러서 신자들이 고해성사를 볼 수 있도록 하지요. 하지만 신부님께서 많이 오신들, 여전히 시간과 인력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최대한 짧은 시간 내에 많은 신자들이 고해성사를 볼 수 있도록, 되도록 죄 고백은 간단하고 짧게 그리고 보속도 공동보속으로 정함으로써 시간을 절약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간단히 하라고 해서 성찰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지요.

아시겠지만 고해성사에는 ‘반성→뉘우침→결심→고백→용서→보속’의 순서를 따라야 그 은총을 타당하게 받을 수 있다고 교회는 가르칩니다.

현재의 판공성사는 고해성사의 약식이 아닙니다. 단지 사람이 많은 관계로 고백부터 보속까지의 단계를 단순화시켜 더 많은 분들이 고해성사를 볼 수 있도록 할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반성과 뉘우침, 결심의 단계까지도 단순화시키거나 생략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신부님의 성의 없는 모습에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습이 고해성사의 은총을 받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죄경을 외지 않았다고 말씀하시는데, 분명히 사죄경을 외웠을 테고(사죄경 없이는 고해성사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비록 공동보속의 형태지만 분명히 보속이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번 성사를 통해서 더 깊은 반성과 뉘우침, 그리고 결심의 시간을 가졌다면 그것으로도 큰 은총을 받은 것이며 주님께 감사할 수 있지 않을까요?

조명연 신부(인천 간석4동 주임)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07-01-07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11

탈출 15장 13절
당신께서 구원하신 백성을 자애로 인도하시고 당신 힘으로 그들을 당신의 거룩한 처소로 이끄셨습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