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0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아하! 생명윤리] 43 - 생명의 복음

이동익 신부(가톨릭대 의과대학 교수)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부활
// 여러 손의 움직임들을 통해 죽음으로부터의 부활을 표현했다.
그림=장우의 화백
 
 생명의 주님께서 죽음을 이기시고 영광스럽게 부활하셨도다. 알렐루야.  

 예수님 부활로 온 세상이 변했다. 어둠이 빛으로, 죽음이 생명으로 바뀌었으니 우리는 실로 이 엄청난 사건을 경험하면서 생명의 복음이신 그리스도를 경축하고 있다. 그리스도를 통해 바로 오늘 온 세상에 참 생명이 주어졌으니 모든 인간에게 진정한 축제의 날이 아닌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일찍이 현대 문화의 특징을 죽음의 문화라고 정의한 바 있다. 전쟁이나 살인, 테러, 기아, 온갖 형태의 폭력을 비롯해 오늘날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파생되는 인간 생명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위협들을 볼 때 현대인들은 시시각각으로 실존적 위기에 살고 있다는 의미다. 국가 정책이라는 미명으로, 혹은 여론으로 몰아붙이면서 장차 태어날 단계의 생명이든지 인생의 마지막 단계의 수많은 생명이 죽어가는 현실은 그야말로 심각하고 불안하다 못해 이제 간신히 하느님의 자비만을 바라볼 뿐이다.

 아마 십자가 위에서 피를 흘리며 고개를 숙인 예수님의 처참한 모습을 바라보던 성모님과 제자들의 심정도 죽음 앞에선 무기력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오늘날 교회 모습도 이러한 무기력을 절감한다. 이 세상의 가난한 사람들과 위협당하고 멸시받으며 인권이 유린당하고 있는 사람들 편에 서서 생명의 복음을 외쳐대지만 세상은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하고 소리쳐 보지만 세상도 하느님도 아무도 듣지 않는 것 같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처참하게 숨을 몰아내쉬면서 돌아가신지 사흘 만에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나신 것이다. 마치 성부께 버림받은 예수님처럼 여겨졌지만, 성부께서 `버림받은 예수님`을 다시 살리신 것이다.  

 예수님 부활이 이 세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죽음을 생명으로 바꾸었고, 숨어 지내던 제자들의 삶을, 증거하는 제자들의 모습으로 변모시킨 것이다. 예수님께서 바로 당신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서 생명의 모든 광채와 가치를 드러내 보여주신 것이다. 예수님 부활로 이제 인간 생명이 하느님 보시기에 가장 귀하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바로 이 때문에 예수님 부활의 증거자인 교회가 죽음의 문화를 거슬러 투쟁하는 것이다. 예수님 부활을 경축하는 오늘, 우리 모두의 생명을 경축하는 날이리라. 뿐만 아니라 죽음의 문화에 묻혀 소외되고 온갖 위협을 겪고 있는 모든 인간 생명의 존엄성이 존중돼야 하는 당위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날이 바로 오늘이리라.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07-04-08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10

1테살 5장 15절
아무도 다른 이에게 악을 악으로 갚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 서로에게 좋고 또 모든 사람에게 좋은 것을 늘 추구하십시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