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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 현장에서] 엄마 아빠 사랑해요!

윤인재 수녀(대구가톨릭대 부설 어린이집, 예수성심전교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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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에게서 엄마, 아빠 존재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능력자이다. 아이들이 제일 크게 자랑하는 것은 새 신발이나 새 옷을 보여주며 "우리 엄마가 사줬어요" "우리 아빠가 사줬어요"이다.

 그런 말을 할 때 "정말? 와 좋겠다"고 맞장구쳐주면 그 아이는 엄마 아빠 때문에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는 얼굴로 기뻐한다.

 5살반 아이들에게 종교수업을 할 때 일이었다. 세상을 만드신 하느님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그 반 화병에 담겨 있는 꽃을 보고 "이 꽃은 누가 만들었을까요?"하는 질문을 했는데 모든 아이들이 "우리 아빠가요"하고 대답을 했다.

 나는 아이들이 쉽게 접하고 좋아하는 동물, 꽃, 나무들을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해 만드셨다고 실컷 이야기를 한 뒤에 질문했기에 당연히 `하느님`이라고 대답할 줄 알았는데 `우리 아빠`라고 대답해서 조금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이처럼 아이들은 부모 존재를 하늘과 같이 생각한다.

 그러나 아무리 아이들이 부모를 첫째 자리에 둔다 해도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에 비할 수 있을까? 아이들이 부모를 하늘이라고 생각한다면 부모는 자식을 전부라고 생각한다. 부모에 대한 자식 사랑은 나이를 먹고 성장하면서 변하고 어릴 때의 하늘은 점점 작아져 마치 혼자 힘으로 세상을 살아온 것처럼 부모에 대한 고마움을 잊고 살아간다. 그러나 부모는 죽을 때까지 자식에 대한 걱정으로 마음 편히 쉴 날이 없다. 그래서 내리사랑이라고 했을까?

 치매노인주간보호센터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생활했을 때 해마다 어버이날이 되면 직원들과 함께 어르신들께 `어머님 은혜`를 불러 드리고 카네이션을 달아드렸던 기억이 난다. 나는 그때마다 눈시울이 붉어져 노래를 끝까지 부르지도 못했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 생각이 나서이기도 했지만 평소 정신이 오락가락 하면서도 자식들에게 폐가 되는 일을 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시던 어르신들 모습이 스치며 마음 한 구석이 저려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금 숙연해지던 분위기도 잠시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찾아와 공연을 시작하면 어르신들은 물론 직원들까지 웃음꽃을 피우게 됐다. 아이들이 종달새처럼 노래를 부르고 춤도 추면서 어르신들께 기쁨을 드리면 어르신들은 아이들에게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흐뭇해하셨다.

 오늘은 어버이날을 맞아 아이들이 엄마 아빠에게 편지를 썼다. 선생님 손을 잡고 삐뚤빼뚤한 글씨로 "엄마 아빠 사랑해요"하고 고백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그 말 한마디에 마냥 행복해할 부모들의 얼굴을 떠올려보는 순간 내 마음에도 사랑의 꽃이 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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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1-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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