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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일기] 콩 심은 데 콩나고 팥 심은 데 팥난다

차풍 신부(의정부교구 청소년사목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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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본당에서 주일학교 아이들과 씨름하며 새롭게 와 닿은 말이다. 콩을 심으면 콩이 나고 팥을 심으면 팥이 난다는 아주 당연한 옛 속담이지만 놀라울 정도로 심오한(?) 뜻이 담겨 있음을 새삼 느꼈다.
 평소 본당 주일학교 교사들은 사고 치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 때문에 늘 걱정이 많다. 교리시간에 쉴 새 없이 떠드는 아이부터 무슨 얘기만 꺼내면 말대답부터 하는 아이, 또래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들까지. 아이들은 언제나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우리를 놀라게 한다.
 그럴 때마다 종종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게 된다. `저 아이는 왜 저럴까?``저 녀석만 없으면 좋을 텐데``언제쯤 변화될까?``우리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등 늘 크고 작은 고민을 안고 살지만 이를 해결할 뾰족한 방법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꿔보면 답은 나온다. 우리가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문제였던 게 아닐까? 부모나 교사가 콩을 주면 자녀는 콩이 되고, 팥을 주면 팥이 될 테니 말이다.
 즉 아이에게 문제가 있어 이상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아이가 이상하게 보이는 것은 결과일 뿐, 그 문제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바로 부모나 교사, 사목자로 봐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은 주는 대로 표현하고 반응할 수밖에 없는 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모든 문제의 원인을 아이에게 뒤집어 씌우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근본적 해결책과도 점점 멀어지게 되는 길인 셈이다.
 아이들에게는 좋은 콩과 좋은 팥을 줄 수 있는 부모와 가정, 교회라는 좋은 텃밭, 사회라는 좋은 환경이 필요하다. 아이들 앞에서 솔선수범하는 마음으로 좋은 부모가 되려고 노력한다면, 신앙으로 가득 찬 모범을 보여준다면, 안전하고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면 아이들은 금방이라도 변화될 수 있다.
 교회에서 청소년사목이 필요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좋은 환경을 만들어 아이들을 초대하고 복음 말씀을 뿌리면 아이들은 분명 우리 기대 이상의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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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1-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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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쪽은 미워하고 다른 쪽은 사랑하며,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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