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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상징] 4 - 구름

하느님의 현존, 신비와 신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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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 2007년 8월 20일 제1회 한국 가톨릭 청년대회 축제미사 전 성이시돌센터 하늘에 나타난 십자가 모양 구름.
사진 제공-제주 가톨릭 사진가회
 

"앗! 저 하늘의 십자가를 보세요!" 폭우가 그친 성이시돌센터, 비구름이 지나간 하늘에 나타난 십자가 모양 구름을 보며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지난해 8월 제주도에서 열린 제1회 한국 가톨릭 청년대회 축제미사 직전이었다. 8월 20일 청년대회의 절정인 축제미사를 앞두고 제주도에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3시간 가량 내린 폭우로 폐막행사 리허설은 취소됐고, 대회 관계자들은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미사 시간이 가까워질 무렵 비가 그쳐 모두들 안도의 한숨을 쉬던 차였다. 바로 그때 하늘에 십자가 모양의 구름이 펼쳐진 것이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젊은이들은 하늘에 펼쳐진 신비로운 장면을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마치 하느님의 선물을 마음 깊이 간직하려는 듯이….
 구름은 그늘을 만들어 주고 비를 내리게 한다. 사막처럼 더운 지방에서 구름은 한줄기 시원한 비를 내려주는 고마운 친구와 같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구름은 신이 사는 곳을 덮고 있다고 생각했다.
 성경에서 구름은 하느님과 깊은 연관이 있다. 마치 수레처럼 하느님은 구름을 타고 어디로든지 가실 수 있다고 믿었다. 아마도 흘러가는 구름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았을 것이다. "물 위에 당신의 거처를 세우시는 분. 구름을 당신 수레로 삼으시고 바람 날개 타고 다니시는 분"(시편 104,3).
 구름은 `하느님의 현존`을 상징한다. 가장 극적으로 나타나는 대목은 광야에서 구름기둥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하시는 부분이다. "주님께서는 그들이 밤낮으로 행진할 수 있도록 그들 앞에 서서 가시며, 낮에는 구름기둥 속에서 길을 인도하시고, 밤에는 불기둥 속에서 그들을 비추어 주셨다. 낮에는 구름기둥이, 밤에는 불기둥이 백성 앞을 떠나지 않았다"(탈출 13,21-22).
 하느님의 영광이 나타난 곳도 바로 구름 속이었다. "아론이 이스라엘 자손들의 온 공동체에게 말하고 있을 때, 그들이 광야 쪽을 바라보니, 주님의 영광이 구름 속에 나타났다"(탈출 16,10).
 신약성경에서도 구름은 하느님의 현존을 나타낸다. 예수님께서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모하셨을 때 제자들은 구름 속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두려워한다. "베드로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빛나는 구름이 그들을 덮었다. 그리고 그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하는 소리가 났다"(마태 17,5).
 부활하신 예수님이 승천하실 때도 구름 속으로 사라지셨다(사도 1,9). 또한 초대교회 신자들은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실 때도 구름을 타고 오실 것이라 믿었다. "그때에 `사람의 아들이` 큰 권능과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사람들이 볼 것이다"(마르 13,26).
 중세 초기 및 로마시대 미술에서는 창조주를 구름 속에서 내민 한쪽 손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이것은 창조주의 신성함을 구체적인 상으로 나타내기를 꺼렸기 때문이다. 이처럼 구름은 신비와 신성함의 상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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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8-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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