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 신자 수가 600만 명을 돌파했지만, 증가율 둔화를 고민하는 가운데 유럽의 대표적 세속화 국가로 꼽혀 온 프랑스에서는 이례적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가톨릭 신자가 급증한 것이다.
프랑스 교회의 성인 새 영세자 수는 2024년부터 30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해왔다. 그러다 올해 성주간 때 2만 1000명이 넘는 젊은이가 세례를 받으면서 ‘100년 만에 400 증가’라는 기록을 세웠다.
특히 파리대교구에서 가장 많은 3184명이 세례를 받았다. 프랑스 사회 전반의 탈종교화 흐름 속에 젊은이들은 왜 다시 교회를 찾고 있을까? 본지는 파리대교구 정보학술국(SPI) 국장 로랑 스탈라 부르디옹 신부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프랑스 교회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의 의미’를 들여다봤다.
“프랑스에서 젊은이들에게 ‘종교’는 더 이상 금기시되는 주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은 교회 안에서 삶의 의미와 자신을 사랑할 힘을 얻길 갈망하고 있습니다.”
흔히 자신을 표현하는 데 거리낌 없는 세대로 비치는 MZ 세대는 ‘신앙’도 스스럼이 없었다. 부르디옹 신부는 “수세기 동안 자극적인 것에 끌리고 동시에 깊은 불안을 느끼는 젊은이들의 심리사회적 환경은 결국 ‘실존적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갈망하게 한다”며 “교회는 더욱 종교적 질문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오늘날 젊은 세대에게 삶의 풍요로움을 발견하게 하는 일종의 등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왔는가’와 같은 질문들이다.
그는 특히 젊은이들이 교회 안의 두 가지 요소, 곧 ‘이성’과 ‘의식’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교회는 전례를 통해 인간 삶과 세상을 이성적으로 이해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내는 의식적 틀을 제공합니다.” 부르디옹 신부는 “여기서 말하는 ‘보이지 않는 것’이란 바로 영혼의 숨결”이라고 덧붙였다.
부르디옹 신부는 또 “프랑스 교회는 예비신자들을 ‘하느님께서 보내주신 선물’로 여기며 감사한 마음으로 맞이하고 있다”면서 이들의 요구에 맞춘 사목활동 등 폭넓은 성찰을 이어가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자발성을 넘어 젊은이들의 발걸음을 이끄는 프랑스 교회만의 특별한 ‘비결’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조심스러운 답을 내놓았다. 프랑스 교회는 교구나 수도회마다 ‘젊은이의 희년’ ‘기도 모임’ ‘찬양 모임’ ‘순교자 현양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영적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그럼에도 부르디옹 신부는 “젊은이들은 교회의 한계와 부족함에도 마치 선물처럼 찾아왔다”며 “이를 어떤 선교 전략의 성과라고 단정해 말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프랑스 안에서 교회가 오랜 시간 꾸준히 신자와 시민, 이웃들 곁에 존재해왔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영세자들이 세례 후 교회를 떠나거나 지속해서 감소하는 유아세례는 프랑스 교회가 마주한 또 다른 현실이다.
부르디옹 신부는 “영세자들에게 신앙은 단지 한순간의 선택이 아닌 삶 전체의 여정이라는 점을 알려줘야 한다”며 “무엇보다 성령 안에서 살아가는 의미를 계속 누리도록 ‘기도로 이끄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회와 신자는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을 이어나가야 한다”며 “새 신자들이 신앙 안에서 깊어질 수 있도록 돌보고 동반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공동체 전체의 과제”라고 말했다.
‘종교는 자녀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부모들에게도 메시지를 전했다. “양심의 자유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반드시 보장돼야 합니다. 그러나 인간은 사랑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인간을 진정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결국 ‘사랑’임을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부모는 자녀를 사랑의 길로 이끌어야 하며, 태어난 아이에게 세례성사의 은총으로 인도하는 것은 영원하고 조건 없는 사랑을 알려주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