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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 눈] ''인공지능 배당금'' 논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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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 인공지능이라고 불리는 로봇은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소프트웨어에 머물던 인공지능이 육체를 얻으면서 우리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로봇은 지치지 않고 24시간 정밀한 작업을 수행하며, 이는 제조 공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합니다. 현대자동차는 생산 현장에 휴머노이드 로봇 투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공장의 라인에서, 물류 창고에서, 그리고 거리에서 로봇은 인간의 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습니다.

우리 공동체의 인공지능 동반이  마냥 희망적인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사회적 문제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실업의 늘어나고 빈부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실업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로봇 택시에 반발해 택시 기사들이 자율주행 택시를 파괴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이들이 취업을 못해 시위를 하기도 했습니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부는 기술을 소유한 소수에게 집중되는 반면,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은 생존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18세기 산업혁명 당시에도 인류는 유사한 혼란을 겪었습니다. 증기기관 발명으로 생산성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많은 사회 문제가 등장했습니다.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면서 숙련공들은 일자리를 잃었고, 열악한 노동 환경과 극심한 빈부격차는 러다이트 운동(기계 파괴 운동)과 같은 격렬한 저항을 낳았습니다. 기술의 진보가 인류 전체의 풍요로 이어지기보다, 오히려 다수 구성원의 삶을 황폐화했던 어두운 역사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인류는 이 갈등을 방치하지 않았습니다. 노동법을 제정하고 복지 제도를 마련하며 기술의 혜택을 사회적으로 조율하는 지혜를 발휘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교회는 ‘새로운 사태’를 발표합니다. 1891년 교황 레오 13세가 반포한 회칙 ‘새로운 사태’는 산업화로 인한 비참한 사회 현실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응답이었습니다. 교회는 사유재산을 인정하면서도, 자본의 전횡으로부터 노동자의 존엄성을 보호하고 국가가 공익을 위해 경제 문제에 개입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합니다. 즉, 경제적 효율성보다 인간의 존엄과 공동선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선언이었습니다.

최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인공지능(AI)발 반도체 수요 장기화로 예상되는 초과세수를 전 국민에게 환원하는 구상을 내놨습니다. 이는 인공지능 기술이 특정 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라, 인류가 쌓아온 지식 자산과 데이터에 기반한 공동의 결실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합니다. 세수를 통해 마련된 재원을 복지와 취약계층에 쓰인다면 우리 사회의 안전망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시혜적 복지가 아니라, 기술 혁신으로 발생한 초과 이익을 사회 공동체가 공유함으로써 경제의 선순환을 꾀하는 전략적 선택입니다. '누가 더 똑똑한 AI를 만드느냐'를 넘어, '그 기술이 만든 부를 어떻게 정의롭게 분배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오늘 사제의 눈 제목은 < ‘인공지능 배당금’ 논의하자 >입니다. 모든 기술의 발전은 인간과 공동선을 지향해야 한다는 우리 교회의 가르침을 기억하며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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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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