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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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부활 대축일 추천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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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제미나이 제작


주님 부활 대축일이다. 지극한 고통과 슬픔 뒤에 찾아온 부활의 영광을 생각하며 저마다 안고 있는 지금의 힘듦을 다독이면 어떨까. 동행할 수 있는 책들을 골라봤다.


허울과 가면 벗는 것이 치유 첫걸음
 


겉옷을 벗어던지고
가에타노 피콜로 신부
이상훈 신부 옮김
바오로딸

“기도는 우리가 품고 있는 그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는 소중한 장소입니다. 우리 삶의 조각들, 부서져 버린 꿈들, 끊어져 버린 관계들을 주님 앞에 가져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우리 삶의 부서진 조각들을 내어드리기만 한다면, 그분은 그것을 더 귀한 걸작으로 만들어 주실 것입니다. 우리 삶의 조각들을 이어 붙이는 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시는 은총입니다.”(115쪽)

교황청립 그레고리오대학교에서 형이상학을 가르치는 가에타노 피콜로(예수회) 신부가 쓴 내적 치유를 돕는 책이다. 저자는 우리 모두 저마다 상처 입은 삶의 이야기를 마음속 깊이 안고 살아가지만, 모든 영적 여정은 그 고통과 원망의 자리에서 벗어나라는 초대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비극과 죽음마저도 결코 삶의 마지막이 아니며, 존재의 의미를 발견하고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고 다독인다.

저자는 이러한 내적 치유를 위해 아홉 단계를 제시한다. 자신의 내면 상태를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치유를 향한 첫걸음이며, 성장을 막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자신을 보호한다고 여겼던 허울과 가면을 벗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계마다 바르티매오·나아만·라자로 등 성경 속 인물의 이야기는 물론 영성·신학·심리적 차원에서 깊고 풍성한 묵상으로 안내한다.



종신 서원 받던 해, 이해인 수녀가 쓴 일기
 

 

 


해인의 바다
이해인 수녀 
가톨릭출판사

이해인(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수녀의 산문집 「해인의 바다」가 출간됐다.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를 펴낸 1976년은 이 수녀가 종신 서원을 받은 해이기도 하다. 이번 책에는 ‘수녀 시인’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하던 시절의 설렘과 두려움, 수도 생활의 다양한 풍경, 관계에서의 희로애락, 신앙 앞에서 고민하고 다짐하며 기도하던 시간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저의 이 검은 수도복이 실은 얼마나 두려운지 모르겠습니다. 벗기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나. 수도복을 입지 않은 이들보다 더 열심히 한 것도 없고, 더 사랑하지도 믿지도 못하면서 ‘수녀’라는 사실 때문에 받는 대우에 익숙해져서 때로는 정말 무엇이나 된 것처럼 착각하는 것 아닙니까. 주님. 언제나 제가 아직 수도복을 받지 못했을 때의 그 배고픔과 갈망과 겸허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184쪽)

책은 1976년의 기록을 사계절의 흐름에 따라 구성했다. 마지막에는 최근의 단상을 더해, 수도자로서 반세기의 삶을 되돌아본 시선을 확인할 수 있다. 하느님께 건넨 독백 형식으로, 한 편의 일기처럼 독자들의 마음을 파고든다.
「민들레의 영토」도 기념판이 나왔다. 수도자의 삶에서 길어 올린 사유와 기도를 맑고 소박한 언어로 노래한 이 시집은 신앙의 울타리를 넘어 대중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들 책의 출간을 기념해 이해인 수녀와 독자들이 만나는 북콘서트가 11일 오후 2시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 코스트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35년 종양내과 의사의 정직한 고백
 

 

 

 

 


을 치료한다고 했습니다암
강진형 
청년의사

「암을 치료한다고 했습니다」는 35년간 암의 최전선을 지켜온 한 종양내과 의사의 기록이다. 출간 당시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년을 앞뒀던 저자는 “한다고 했는데, 과연 무엇을 했을까?” 스스로에게 되묻는다.

저자는 암의 경우 완치법이 명확하지 않아 다양한 임상시험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새로운 치료법도 매년 등장하다 보니 내과 전공의들 사이에서도 기피 대상이 된다고 말한다. 특히 폐암과 두경부암은 종류가 다양하고 예후도 좋지 않아, 치료를 맡은 의사는 크고 작은 좌절을 수없이 반복하게 된다. 암 환자가 겪는 고통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암을 치료하는 의사의 삶도 녹록지 않은 것이다. 대학병원이라는 공간에서 만나는 의사와 환자는 여건상 서로 긴 이야기를 나누기 어렵지만, 이러한 속사정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이도 당사자들일 것이다.

이 책은 회고록이나 투병기, 치료 가이드는 아니다. 가족부터 유명인, 성직자와 수도자, 외국인, 아이까지 의사와 환자가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났을 때 생겨나는 복잡다단한 감정들, 연민·공감·유대라고 표현하기엔 뭔가 부족한, 가운을 벗어도 내내 지워지지 않을 듯한 이야기들을 엮었다. 완치의 기쁨보다 치료의 한계 앞에서 무력했던 순간들, 환자에게 전해야 했지만 끝내 삼켜야 했던 말 등 ‘치료’라는 이름 아래 환자와 생의 마지막 구간을 함께 걸어온 저자의 정직하고 담담한 성찰이 담겨 있다.



허무하게 사라지는 생명이 아니야
 

 

 

 


“개미가 떠나기 전, 꽃마리에 해 준 이야기가 있습니다. ‘네 꽃가루는 다른 꽃마리에 가 닿게 될 테고, 그럼 그 꽃마리도 비로소 씨앗을 품게 될 거야.’ ‘아하!’ 꽃마리는 잠시 꽃을 피웠다가 금세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허무한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또 다른 생명을 살게 하는 귀한 생명이었던 것입니다! 꽃마리는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았습니다. 재잘거리며 저마다의 시간을 충만하게 누리는 다른 생명들이 이제야 눈에 들어왔습니다.”(13쪽)

느티나무·벌·토끼풀·민들레꽃 등 익숙한 이름부터 꽃마리·가래나무·비술나무·구상나무 등 생소한 이름까지 숲속에서 생활하는 다양한 생명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 생태계 연구자인 저자는 수많은 생명이 우리 삶과 연결되어 있고, 알게 모르게 서로를 돕고 돌본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연구’하면 떠오르는 딱딱한 구성과 내용은 아니다. 미래 우리 지구를 지켜 내야 하는 아이들과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눌 수 있도록 저자의 동화·시·편지 등에 김수나 작가의 정감 어린 그림을 더했다. 연구자로서 경험을 녹인 칼럼을 곁들여 전문성도 높였다. 숲의 회복을 도우면서 나아가 여러 ‘관계의 회복’에 작은 힘을 보태고 싶다는 저자의 희망을 읽을 수 있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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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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