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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된 가백서로 왜곡된 황사영, 백서로 다시 읽는 그의 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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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서 / 이상훈 / 책마실
 


“백서를 쓰는 황사영의 심정을 가슴으로 느끼며 또 읽었다. 내가 황사영이 되고 황사영이 내가 되었다. (중략) 황사영은 천주교 순교자로 하느님을 위해 기꺼이 사지가 찢겨 죽는 순교의 길을 택했지만, 그는 천주교에서도 대접받지 못하고 우리 역사에서도 버림받은 존재가 되었다. 그가 외국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조선에서 벌어지는 살육의 미친 춤판을 끝내 달라고 교황님에게 편지를 써서 보낸 일이 과연 역적으로 비난받을 행위일까? 당시 조선 백성의 삶과 정치 상황 그리고 천주교 박해의 실상을 안다면, 누가 황사영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6쪽)

책 제목인 ‘백서’는 황사영(알렉시오)이 교황에게 쓴 장문의 편지다. 조선 교회의 사정과 박해의 참상을 알리고 신앙의 자유를 담보할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그 내용 때문에 그는 1801년 처형됐고, 천주교인들에 대한 탄압은 한층 강화됐다. 황사영에 대한 종교적·역사적 논란도 뜨거웠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북경교구로 보내려던 백서는 의금부에 압수 및 보관됐고, 조선 정부에 의해 악의적으로 편집된 ‘가백서’가 전해졌다. 원본은 갑오경장 이후 옛 문서를 파기할 때 교구장이던 뮈텔 주교가 입수해 1925년 한국 순교복자 79위 시복식 당시 비오 11세 교황에게 전달됐다. 무려 한 세기가 지나 교황의 손에 닿은 셈이다. 현재 로마 교황청 민속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소설 「백서」는 오랫동안 방송 PD로 활동하며 역사소설을 써온 이상훈(힐라리오) 작가가 집필했다. 가백서로 왜곡된 황사영의 깊은 신심과 백서의 진정한 가치를 역사적 사실과 통찰을 기반으로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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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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