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제60차 홍보 주일 담화 발표
[앵커] 이번 주일은 올해로 예순 번째 맞는 홍보 주일입니다.
레오 14세 교황은 '인간의 목소리와 얼굴 지키기'를 주제로 한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의 정체성과 소통의 본질을 강조한 메시지인데요.
키워드로 살펴본 담화 주요 내용, 윤재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교황이 제시한 첫 번째 열쇠말은 담화의 주제이기도 한 '인간의 목소리와 얼굴 지키기'입니다.
하느님 모상으로 창조된 인간의 얼굴과 목소리는 대체 불가능한 고유한 정체성이자 다른 이들과의 만남을 결정짓는 요소라고 교황은 언급했습니다.
반면 인공지능 시스템은 인간의 얼굴과 목소리, 지혜와 지식, 공감과 우정을 흉내 냄으로써 정보 생태계를 교란하고 가장 깊은 차원의 소통인 인간관계에까지 침투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인공지능을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닌 인간 존재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한 이유입니다.
따라서 얼굴과 목소리를 지키는 건 궁극적으로는 우리 자신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교황이 제시한 두 번째 열쇠말은 '생각하는 힘'입니다.
알고리즘에 기반한 인공지능 시스템은 분석과 창의, 경청과 비판적 사고 능력을 떨어뜨리고, 사회적 양극화를 심화시킨다고 교황은 짚었습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노력을 포기하는 건 우리의 얼굴을 가리고 목소리를 침묵시킨다는 의미라고 경각심을 일깨웠습니다.
뿐만 아니라 관계의 욕구를 악용하는 시뮬레이션의 위력은 우리가 다른 이들과 만날 기회를 빼앗게 하고, 허위 정보를 더욱 확산시켜 불신과 혼란, 불안의 감정이 자라나도록 부추긴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교황이 해법으로 제시한 세 번째 열쇠말은 '책임 있는 동맹'입니다.
기업이 이윤 극대화라는 기준만이 아니라 공동선을 고려할 때 AI와의 동맹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또 인공지능 모델 제작자와 개발자들은 알고리즘의 투명성을 실천하고, 정부와 입법자들은 적절한 규제를 통해 인간 존엄성이 존중되고 보장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아울러 매체와 정보, 인공지능에 대한 문해력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의 얼굴과 목소리가 다시 한 번 사람을 대변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 그것이 교황의 호소이자 요청입니다.

CPBC 윤재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