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늘푸른나무복지관이 운영하는 꿈여울 프로그램에 참가한 중·장년 장애인들이 봉사자들과 공예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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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8일 서울 강서구 늘푸른나무복지관.
얼핏 보아도 적지 않은 나이의 장애인들이 한데 어울려 공예작업에 여념이 없다. 정리함에 꽃무늬 그림 붙이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그들의 서툰 손놀림을 봉사자들이 하나하나 도와준다. 창가엔 이들이 이미 지난주에 완성한 알록달록한 모양의 시계가 놓여 있다. 만 35~50살에 이르는 중장년기 지적ㆍ자폐성 장애인을 위한 `꿈여울` 프로그램 현장이다.
천주의 성 요한 의료봉사수도회가 운영하는 늘푸른나무복지관은 지난 3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중장년 장애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인 `꿈여울`을 시작했다. 복지관을 `졸업`하고 집에만 머물던 30대 이후 중장년 장애인들에게 다시금 일상의 즐거움을 되찾아 주기 위해서다. 기관별 이용 기한과 나이 제한 탓에 서비스 대상에서 실질적으로 제외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이들은 `작은 학교`처럼 운영되는 꿈여울을 통해 △원예 △공예 △요리 △나들이 △체육활동 △지역사회 시설 이용 △건강검진 △부모상담 △사례 관리 같은 서비스를 받는다.
지적장애인 염철성(39)씨는 "집에만 있다 보니 무척 답답했는데, 복지관에 다시 나와 또래를 만나면서 재미있게 지낼 수 있어 기쁘다"며 웃음 지었다. 꿈여울에는 현재 중장년 장애인 9명이 참여 중이다.
누구보다 꿈여울 개설을 반긴 이는 참가자의 부모들이다. 대부분 70~80대 어르신인 이들 부모는 나이가 많아 받아줄 곳 없는 자녀를 그저 껴안고 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꿈여울은 일주일에 한 차례씩 부모 간담회를 열어 부모들의 정서 지원과 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김은주(올리바) 사회복지사는 "답답했던 마음이 컸는지, 참가 장애인들은 몸이 아프거나 부모가 동행하지 않아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열의를 보인다"며 "틀에 박힌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이들이 자유롭게 즐기며 지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꿈여울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되며, 수강료는 월 22만 원이다. 국민 기초생활수급자는 50, 차상위계층은 30 감면 혜택이 있다. 문의 : 02-3661-3401
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