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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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 잃고 쾌락에 속박되는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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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중독이 만연한 오늘날, 진실된 친교보다 호화로운 일상을 공유하는 것이 보편화됐다. 출처=픽사베이



제9장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하여

전개 2. 중독 이해하기(1)


누구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떤 방식이든 ‘중독’을 경험합니다. 쇼핑 중독·탄수화물 중독·활자 중독 등 원래 의학 용어인 ‘중독’이라는 말이 일상에서도 많이 쓰입니다. 그런데 단순한 즐거움을 얻기 위한 한시적인 여흥을 넘어서서 우리 삶의 중심을 차지하는 ‘중독’이 된다면 문제는 심각해집니다. 중독은 건강과 사회생활에 해가 된다는 것을 알면서 특정 물질을 취하거나, 어떤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강박적 집착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중독에는 몇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몸에 해로운 어떤 물질이 들어와 몸에 이상이 생긴다는 의미의 ‘중독’(poisoning, intoxication)입니다. 또 다른 의미는 ‘노예가 되다’라는 뜻(addiction)이 담겨 있는데, 이 영어 단어는 라틴 말 어원인 ‘addicere’(굴복하다)에서 나왔습니다. 중독된 사람은 노예처럼 자유가 없고 자기 뜻대로 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또 중독을 ‘강박적 집착’(attachment)이라고도 하는데, 이 단어도 어떤 대상에 못이 박히듯 속박되어 자유롭지 못한 것을 의미합니다. 결국 중독은 어떤 물질이나 행동에 속박될 뿐 아니라 내가 삶의 주인이 되는 자유를 잃어버림으로써 자기 자신마저 잃는 영적 상태를 의미합니다.

어떤 행동이 즐거움을 주면 그 행복을 반복하고 싶은 욕구가 강화되는데, 그것은 중독을 일으키는 술·담배·약물·게임 등의 물질이나 자극이 뇌 속(중뇌 변연계) 도파민의 용량을 극도로 높이기 때문입니다. 도파민은 세로토닌·옥시토신·엔도르핀과 같이 기분을 좋게 하는 호르몬입니다. 쾌락을 맛본 뇌는 그 좋은 느낌(보상)을 또 얻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이런 자극이 반복되면 뇌 속의 보상 시스템이 도파민에 적응하여 반응이 약해지고, 더 강한 자극을 요구하게 됩니다. 결국 뇌 안에 침투한 약물이나 자극이 뇌의 화학적 신호 전달에 관여하여 이를 교란합니다. 망가진 신경 전달 시스템은 왜곡된 행동을 만들어 내고 감각도 비정상적이 되지만 뇌 자체에는 이를 조절할 방법이 없습니다. 뇌가 한 번 약물에 노출되면 뇌는 약물의 지배에 놓이게 되고, 변형된 뇌는 중독을 일으키는 물질이나 자극이 오지 않으면 그것을 갈망하는 금단 현상을 일으켜서 헤어나기 어렵게 만듭니다.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25

덧붙이는 묵상

최근 ‘과시욕 프러포즈’를 키워드로 하는 보도를 본 적이 있습니다. ‘프러포즈’라는 해시태그를 검색했을 때, 하나같이 값비싼 호텔에서 명품을 두고 사랑을 고백하는 사진이 나오는, 요즘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문화를 비판하는 기사였습니다. 과거부터 이어지는 ‘다이아몬드 마케팅’과 같이 진실한 사랑을 ‘값’으로 매기는 현상은 최근 들어 더욱 심화하는 듯 보입니다. 우리는 언제부터 사랑을 가격으로 평가하는 데 익숙해졌을까요?

SNS로 일상을 공유하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지만, 어느덧 일상 생활에서 SNS는 떼어 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됐습니다. 하루에도 여러 번 습관적으로 SNS에 들어가고, 누군가와 연결돼 있지 않으면 쉽사리 불안감을 느낍니다. 우리는 이것을 ‘SNS 중독’이라고 부릅니다.

SNS 중독은 ‘보여주기 식’ 삶을 살게 합니다. 좀 더 비싼 음식, 좋은 옷·차·거주 공간 등 호화로운 일상을 공유합니다. 심지어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같은 현상처럼 사랑을 가격으로 평가한다면, 현대인의 사랑 가치는 하늘로 치솟는 수준이겠지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신혼부부 사이 높은 이혼율, 결혼식은 올리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젊은 부부들의 모습 또한 새로운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결국 SNS 중독은 남녀가 하는 사랑도 타인의 시선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잘못된 형상으로 기울어지게 합니다. 보다 서로의 진심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이름 모를 사람들의 시선보다 서로의 눈을 바라보는 시간이 길어질 때, 더욱 진실하고 평생을 약속하는 관계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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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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