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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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죄도 영혼을 묶는다는 깨달음

[인터넷의 수호성인 카를로 아쿠티스] (17) 거룩함의 산을 향해 오르는 열기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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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시성식을 앞두고 이탈리아 아시시 카를로 아쿠티스 복자 무덤에 들른 세계 각지 순례자들이 참배하고 있다. OSV

 


2025년 9월 7일 마침내 카를로 아쿠티스 복자가 성인 반열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15년의 “짧은 생애 동안 완성에 다다른 그는 오랜 세월을 채운 셈입니다”(지혜 4,13 참조). 레오 14세 교황께서 시성식 강론을 통해 그 모범적 모습을 어떤 빛으로 조명해 주실지 기대하면서, 2020년 10월 10일 시복식 전후로 개봉했던 카를로의 무덤을 9일 뒤 봉인하는 예식에서 했던 시성부 장관 마르첼로 세메라로 추기경의 다음 말씀을 되새겨봅니다.

“어느 날 마세오가 프란치스코에게 ‘왜 당신인가요?’라고 연거푸 물었습니다. 성인이 무슨 뜻인가 묻자 그는 말했습니다. ‘왜 온 세상이 당신을 따르고 모든 이가 당신을 보고 듣고 싶어 하나요? 당신은 뛰어난 체격도 깊은 지식도 고귀함도 갖추지 못했는데 온 세상이 당신을 따르는군요.’ 그러자 프란치스코는 대답했습니다. ‘그들은 죄인들 가운데서 나보다 더 보잘것없고 부족하고 더 큰 죄인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이 이야기는 바로 겸손에 관한 것입니다. 성 프란치스코는 겸손에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의 매력도 바로 이 겸손의 덕입니다. (?) 그는 자신의 연약함과 작음을 깨달았기에 성령의 활동을 가로막는 모든 장애물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카를로 아쿠티스의 겸손은 죄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과 고백에서 출발했습니다. 일곱 살에 세례를 받은 이후 그는 매일 미사에 참여하며 성체를 모셨을 뿐만 아니라 매주 고해 성사를 보았습니다. 그는 죄의 어떤 더러운 얼룩도 자기 마음을 더럽히지 않기를 원했습니다. 작은 얼룩들이 많이 모이면 큰 얼룩이 되어 흰 종이를 모두 물들여버릴 것이기에, 그는 자신이 세운 이 높은 목표에 이르려면 고해 성사가 꼭 필요하다고 여겼습니다. “교회는 일상적인 잘못(소죄)도 고백하도록 장려한다”(1458항)고 교리서가 가르치듯이 작은 죄라도 가능하다면 자주 정기적으로 고백해야 한다고 여기고 이를 실천으로 옮긴 것입니다.

죄에 관해 설명한 카를로의 비유는 참으로 쉽고 적절합니다. “풍선에 달린 실을 손에 꼭 쥐면 풍선이 날아가지 못하듯이, 아주 작은 죄도 우리를 땅에 매어 두지요.” “열기구가 높이 올라가려면 짐을 줄여야 하듯, 영혼도 천국에 오르려면 소죄라는 작은 짐들을 없애야 해요. 어쩌다가 대죄를 지으면 영혼은 땅으로 떨어지고 말아요. 죄의 고백은 열기구를 다시 하늘로 올라가게 하는 불과 같아요. 영혼은 매우 복합적인 것이기에 자주 고해 성사를 봐야만 하죠.”

죄를 고백할 때마다 변화의 결심을 품고 도달 가능한 목표를 정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하느님 사랑, 가족 사랑, 이웃 사랑의 범주에서 지은 모든 죄에 용서를 청하고, 주님께서 주신 모든 선물에 감사드리며 거룩함이라는 산을 오르는 데 방해되는 아주 작은 불완전함도 개선하고자 애썼습니다. 나아가 고해는 우리 영혼을 낫게 하는 묘약이고 고해 사제는 우리를 위한 의사와 같다는 점을, 실제로 하느님께서 사제를 통해 죄로 인한 우리 상처를 낫게 해주시는 것임을 카를로는 잘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또 카를로는 같은 신부님에게서 고해 성사를 하는 것이 영적 성장에 중요하다고 여겨, 한결같이 은퇴 후 본당에서 협력 사제로 사목하는 신부님께 고해 성사를 했습니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께선 사순 제4주일을 앞둔 금요일과 토요일 사이를 ‘주님을 위한 24시간’으로 지내도록 정하셨습니다. 우리에게 성체조배와 고해 성사에 온전히 마음을 여는 날을 주신 것입니다. 희망의 희년인 올해 사순 시기에도 어김없이 ‘주님을 위한 24시간’이 거행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결코 지치지 않고 우리를 용서하십니다”라고 하신 프란치스코 교황 말씀에서 힘을 얻고 카를로의 모범을 따라 영혼을 가볍게 할 수 있다면, 우리 영혼은 더 높이 하늘을 나는 열기구와 같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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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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