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0월 프란치스코 성인은 카를로 어머니의 꿈에 나타나 카를로가 교회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이 될 거라고 말했다.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2006년 9월 30일 토요일
카를로 성인이 다니던 레오 13세 인문 고등학교도 다른 학교와 마찬가지로 9월 중순에 개학했습니다. 카를로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사는 산타 마르게리타 리구레에서, 이후에는 아시시에서 여름방학을 보내고, 프란치스코 성인에게 새로운 학년을 의탁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학교생활을 시작했지요. 그런데 오늘 학교에 다녀온 카를로는 매우 피곤해 보였습니다. 체육 시간에 오래달리기를 한 탓이었을까요? 이날이 카를로의 마지막 등교가 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지요.
10월 1일 주일
카를로의 어머니는 아침 식사를 하는 아들을 보다가 오른쪽 눈 흰자위에 조그맣게 붉은 반점이 생긴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아침의 쌀쌀한 기운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본당에서 주일 미사에 참여하고 나서는 카를로의 제안에 따라 가족이 다 함께 폼페이 성모님께 기도를 바쳤습니다. 묵주 기도 성월인 10월이었고, 10월 첫 주일에는 특별히 폼페이 성모님께 기도를 바치는 교회 전통을 카를로가 잘 기억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자동차를 타고 베네고노로 향했지요. 이곳은 밀라노대교구가 운영하는 신학교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야외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근처 숲 산책도 했습니다.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네 마리도 함께 갔는데, 카를로가 강아지들에게 나뭇가지를 던져주면 강아지들은 그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카를로에게 가져다주었습니다. 카를로는 매우 행복해 보였습니다. 저녁 무렵 집에 돌아왔을 때, 카를로의 안색이 좋지 않아 열을 재보니 38도까지 올랐습니다. 카를로 어머니는 해열제를 먹이고, 다음날에는 학교에 보내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0월 2일 월요일
카를로 어머니는 소아과 선생님에게 전화를 걸었고 의사 선생님은 곧바로 집에 찾아와 카를로의 목이 빨갛게 부어올랐다며 항생제를 처방해주고 갔습니다. 카를로의 반 학생 중 절반이 독감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은 터라 카를로 어머니는 독감 증상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카를로는 어머니와 함께 묵주기도를 바쳤고, 기도의 힘으로 기운을 차리고 나서는 학교 숙제를 하고, 컴퓨터를 켜고 자신이 준비하고 있는 온라인 전시회 작업에도 몰두했습니다. 열은 가시지 않았지만, 어쨌든 카를로는 생기 있는 모습으로 자기 일들을 해냈습니다.
저녁이 되어도 열이 떨어지지 않아 카를로는 방에서 저녁 식사를 했고, 그동안 부모님은 카를로 옆을 지켜주었습니다. 사실 카를로는 어렸을 때부터 이따금 인후통을 겪었고 온전히 회복되려면 늘 일주일 이상 걸렸기에 이번에도 카를로 부모님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카를로가 난데없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저는 연옥을 거치지 않고 하늘나라에 곧바로 가기를 바라며, 저의 고통을 교황님과 교회를 위해 봉헌합니다.” 장난기가 많고 늘 쾌활했던 카를로가 우스갯소리를 하는 거라 생각하며, 카를로 부모님은 그 말을 특별히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10월 3일 화요일
인후통이 있고 열이 날 때 카를로는 이따금 야간 공포증을 겪었습니다. 그때마다 어머니는 카를로의 침대 옆에 매트리스를 깔고 잠을 청했지요. 10월 3일에서 4일로 넘어가는 밤중에 카를로 어머니는 꿈을 꾸었습니다. “제가 성당 안에 있고,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도 있었어요. 저 위, 천장 위로 우리 아들의 모습도 보였는데 카를로의 얼굴이 매우 크게 보였지요. 프란치스코 성인이 카를로를 쳐다보더니, 카를로가 교회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이 될 거라고 말했어요. 그때 저는 잠에서 깼습니다. 카를로가 신부가 되고 싶다는 이야기를 몇 번 한 적이 있어서, 카를로의 바람이 제 꿈에 나타난 거라고 확신했지요.”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