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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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끝 있기에 오늘이 더 빛난다

청년들을 위한 생명 지킴 안내서(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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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를 앞두고 노랗게 익은 벼들이 펼쳐져 있다. 뉴시스

 


제10장 삶의 끝에서 – 죽음과 고통의 문제


학습 목표

죽음을 둘러싼 문제(연명 의료·안락사·의사 조력 자살·자살·식물 상태·뇌사)를 살펴보고, 생의 말기를 보내는 이들을 위한 올바른 돌봄과 죽음을 넘어 부활을 믿고 희망하는 그리스도인의 신앙을 되새기게 한다.


도입

사람은 모두 죽습니다. 아니,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죽습니다. 이렇게 죽음은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리고 죽음을 통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하지만, 아무리 유명한 인물도 죽음 이후에는 금세 잊히고 맙니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우리는 죽음 앞에서 큰 고통과 슬픔을 느끼며, 죽어가는 존재를 보면서 연민을 느끼기도 합니다. 윤동주 시인은 죽음의 고통을 겪는 모든 것에 대한 연민의 마음을 자신의 시에 표현하며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라고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죽음 앞에 선 인간은 질문을 던집니다. “왜 우리는 태어나고 살고 병들고 늙고 죽어야만 할까요? 결국은 죽어야 한다면, 지금 우리의 삶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결국 죽음과 고통의 체험은 우리를 ‘삶의 의미’에 대한 물음으로 인도합니다. 삶의 의미에 대한 물음은 참으로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과 별개의 것이 아닙니다. 죽음이 두렵고 고통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죽음은 우리에게 근본적인 성찰을 하면서 삶을 참으로 진지하게 살아가도록 해 줍니다. 결국은 죽기에 오늘이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그런데 문제는 오늘날 사람들이 ‘죽음’을 일종의 금기처럼 여긴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병원 중환자실에서 자신의 생을 마감합니다. 그런데 유독 어린아이에게는 죽음을 감추려 합니다. 즐거움과 안락함만을 삶의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이들에게 질병과 고통·죽음 등은 최대한 피하여야 할 것으로 다가옵니다. 그러나 현대 의학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이 예전보다 늘어났고, 더 오래 건강하게 생존할 수 있게 된 지금, 죽음과 관련된 문제는 더 많아지고 복잡해졌습니다. 가끔 뉴스를 통하여 접하게 되는 안락사·연명 의료 중단·식물인간·뇌사와 장기 이식 등의 주제가 그런 복잡한 상황과 연관된 것들입니다. 결국 그 어느 때보다 지금 우리는 죽음을 마주하고 죽음에 대해서 성찰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현대 사회의 죽음을 둘러싼 이 복잡한 상황들 속에서 올바른 방향을 찾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 마지막 장에서 우리는 실제로 벌어졌던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서 위와 같은 주제들에 담긴 문제를 살펴보고, 생의 말기를 보내는 인간에게 올바른 방향은 무엇이며 어떤 것이 그들을 위한 적절한 돌봄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죽음은 인격체인 우리에게 무슨 의미인지 살펴보겠습니다.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25


덧붙이는 묵상

“늙는 게 서럽다”는 말, 들어보셨지요? 언제 생긴지 모르는 주름과 검버섯, 나잇살, 그리고 예전 같지 않은 체력과 기억력까지. 부모님은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늙었다는 것을 깨달을 때마다 이런 말을 하시곤 했습니다.

하느님은 인간을 창조하고 사랑하시지만, 왜 늙고 죽게 만드신 걸까요? 어려운 질문이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어렴풋이 알 것 같기도 합니다. 만약 모든 인간이 평생 늙지도 죽지도 않는다면 어떻게 될지 떠올려 봅니다.

만약 인간에게 늙거나 죽는 과정이 없다면, 세대가 교체될 이유도, 새로운 생명을 반가워할 마음도 사라질 것입니다. 생명이 이어지고 세대가 바뀌는 것은 하느님께서 정하신 질서 안에서 우리가 늙고 떠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생명이 태어날 때마다 느끼는 경이로움과 감사, 생명을 향한 내리사랑은 바로 이 순환 속에서 싹트는 하느님의 선물이지요. 세대가 바뀌며 새롭게 피어나는 가치와 문화, 그 안에서 자라나는 사랑은 모두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생명의 신비를 드러내는 표징입니다.

절로 존경스러운 마음이 드는 사회의 어른들이 있습니다. 치기는 버리고 넓은 아량으로 젊은이들과 이 사회의 버팀목이 되는 어른이 되는 비결은 어쩌면 죽음을 향해가는 과정에서 자신을 내려놓으며 자연스레 겸손과 지혜를 터득하는 것이 아닐지 생각해봅니다.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황금빛 벼가 이루는 장관을 떠올려 봅니다. 우리의 삶도 늙고 죽기에 더욱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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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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