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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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묵상] 대림 제4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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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축하합니다. 00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000의 00 축하합니다.” 소중한 누군가의 생일이나 축일이 되면 촛불을 켜고, 사랑과 축복의 마음 담아 함께 노래하곤 합니다. 생일이나 축일뿐 아니라 혼인, 기일 등의 소중한 날을 기억하고 기념하려고 새 달력에 동그라미를 치기도 하고, 휴대전화에 입력하기도 하지요. 그런데 누군가 또는 어떤 날을 기다린다는 것이 선물로 다가옵니다. 그날을 기다리며 지난날의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함께할 기쁨에 설레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다림의 선물 중에서 부활과 더불어 가장 귀한 선물을 꼽는다면, 예수님의 오심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성탄이 아닐지요?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어 오셨고, 올해에도 오시고, 또 심판의 때에 오실 것을 기억하고 준비하는 이 대림 시기와 성탄은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헤아릴 수 없는 사랑을 일깨워주는 소중한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성탄을 기억하고 기념할 뿐 아니라, 성탄쯤에 찾아주실 수많은 분과도 기쁨을 함께 나누려고 명동대성당은 10월 초부터 준비를 시작하였답니다. 대성당 입구 쪽 마당에는 빈 구유가 자리하였습니다. 또한 여러 명의 봉사자께서는 대성당을 향해 올라오는 계단과 대성당을 둘러싼 나무들 그리고 동방박사의 방문을 기념하는 성화도 아름답게 꾸미셨습니다. 차가운 날씨에도 기쁘고 행복하게 준비하시는 봉사자들을 뵈면서, ‘이분들은 이런 봉사의 실천으로 아기 예수님께 드릴 구유 예물을 준비하고 계시는구나’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어떤 구유 예물을 준비하고 있지?’라고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하느님을 소유한 사람은 모든 것을 소유한 것이니 하느님만으로 만족하도다”라는, 성녀 예수의 데레사의 기도를 떠올리며 그동안 얼마나 충실히 준비하며 살았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하느님만이 전부인 삶을 내가 살고, 또 교우들께서 그렇게 살아가실 수 있도록 사목자의 역할을 성실히 하고 있는지 살펴보게 됩니다. 하느님의 뜻에 따라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살아왔는지도 돌아보게 됩니다.


우리의 인생살이에는 기쁨과 즐거움, 만족함의 순간뿐 아니라, 슬픔과 어려움, 힘듦의 순간도 있습니다. 슬프고, 어렵고, 힘든 그 순간에 하느님께 은총과 평화를 주시기를 청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순간을 이겨낼 힘을 주실 수 있는 분은 하느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믿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기쁘고, 즐겁고, 만족스러운 순간에는 더욱더 ‘하느님의 함께하심’을 느낄 수 있도록 마음을 써야 합니다. 


왜냐하면 상황이 좋은 순간에는 자기가 잘나서 또는 자기가 잘해서 이룬 듯 착각하며 하느님을 곧잘 잊어버리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기쁘고, 즐겁고, 만족스러운 삶이 나의 힘이 아닌, 하느님의 은총의 선물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렇게 살아갈 때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각자 자신의 인생을 아름답게 가꿀 수 있습니다.


이사야 예언자가 다윗 왕실, 곧 이스라엘 백성에게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이다”(이사 7,14)라고 전한 예언의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주님의 천사는 요셉에게 전합니다. 그리고 ‘성도로 부르심을 받은, 그리스도의 사람이 된’(로마 1,6-7 참조) 우리는 지금 그 예언의 말씀이 이루어졌음을 믿고 고백하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느님, ‘임마누엘’이신 하느님을 기다립니다.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하리라. 임마누엘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이다.”(마태 1,23) 


아기 예수님의 탄생은 하느님의 한없는 사랑을 잘 보여줍니다.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인간의 구원을 위하여 부족한 인간의 모습으로 세상에 오셨다는 사실이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해 주시는 사랑입니다. 하느님의 그 사랑으로,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아름다운 관계를 맺으며 사랑의 삶을 살아갑시다! 곧 오실 아기 예수님께 드릴 향기로운 구유 예물을 마련하여 봅시다!



글 _ 조성풍 아우구스티노 신부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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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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