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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물씬 '황혼의 프로포~즈'

청주교구 제1회 ‘황혼부부 위한 행복웃음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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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참가 부부가 황혼의 프로포즈를 연출하고 있다
 
“나와 결혼해 주겠소?” “몰라요~” “평생 행복하게 해주겠소.” “거짓말~”

청주교구 가정사목부(담당 최광조 신부)가 마련한 ‘황혼부부를 위한 행복웃음학교’에 참가한 60~80대 노부부들의 닭살 멘트가 보통 아니다.

행복웃음학교는 사회에서 소외되고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노부부들의 부부간 사랑을 재확인하고 인생의 동반자로서 성가정을 이룰 수 있게 하도록 마련한 자리다.

3월 24일~4월 14일 매주 토요일 계속된 이번 행복웃음학교에 신청한 노부부들은 15쌍. 첫 회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노부부들이 참여해 행복을 한아름 안고 갔다.

4월 14일 화창한 토요일 오전 11시. 청주 가톨릭회관 3층 강당은 노부부들의 사랑스러운 웃음으로 가득 찼다. 웃음운동과 웃음 스트레칭, 음악웃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배운 뒤 오늘 마련된 시간은 ‘다시하는 프로포즈와 결혼파티’.

말쑥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70대 할아버지가 성큼성큼 걸어오더니 장미꽃을 바치며 결혼을 신청한다. 사회자의 지시에 따라 도도하게 사양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는 할머니의 프로포즈 승낙을 얻어내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한다.

연령이 올라갈수록 할머니의 승낙도 받아내기 쉽다.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손철준(레오.82.충북 진천본당) 할아버지는 불편한 다리에도 불구하고 무릎을 꿇고 “당신, 여기 왜 있어? 나 기다렸어? 이 꽃이나 받어!”라고 말한다. 곱게 차려 입고 온 엄영자(아녜스.78) 할머니는 “고맙습니다”라며 꽃을 덥썩 받았다. 다시 박장대소.

프로포즈를 마친 노부부들은 자리로 돌아가 “당신, 최고야”하며 웃는다. 모두들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그때 그 젊은 시절로 돌아가는 듯 했다.

이날 행복 웃음학교에 함께 한 최광조 신부는 “앞으로 주어진 시간 동안 서로에게 편안한 존재가 되시길 바란다”며 “이 세상 떠날 때 배우자에게 ‘천국에서 다시 만나자’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영원히 함께 사는 길”이라고 말했다.

청주교구 ‘황혼 부부를 위한 행복 웃음학교’는 심각한 노인문제가 대두되는 사회현실과 교회 사목의 열쇠가 될 수 있다.

돌아오는 길. 한 할아버지가 행복웃음학교에서 배운 노래를 할머니와 흥얼거리며 가고 있었다.

“우리들의 인생은 일흔살부터 몸도 마음도 왕성합니다 칠십에 우리를 모시러오면 지금은 안 간다고 전해주세요♬ 우리들의 인생은 일흔살부터 언제나 감사하며 살아갑니다 백세에 우리들을 모시러 오면 서서히 간다고 전해주세요♬”

오혜민 기자 gotcha@catholictime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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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7-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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