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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베트남, 두 나라의 유사점과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며 환하게 웃고 있는 응우엔 카오 삼 신부(왼쪽)와 교육을 받고 있는 베트남계 이주민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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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종종 `양방 통행`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다문화 가정 부부들의 사랑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다방향 통행`이죠.…"
다문화 가정, 특히 베트남계 한국인 부인을 둔 부부들 가정 바로 세우기 사목이 닻을 올렸다.
서울 성북구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담당 곽정남 수녀)는 최근 서울 보문동5가 노동사목센터에서 베트남공동체(담당 팜 탄 빈 신부)와 손을 잡고 `다문화가정 바로 세우기-당신의 베트남 배우자 알아가기`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11월 18일에는 한국인 남편과 시어머니 33명을 대상으로, 11월 28일에는 베트남계 아내 15명을 대상으로 서로를 이해하도록 돕는 교육에 들어간 것.
강의는 국내에 입국한 지 8년차인 베트남 출신 응우엔 카오 삼(베드로, 한국이름 원고삼, 말씀의 선교수도회 한국지부) 신부가 맡아 기존에 한국인들이 진행해온 두 나라 문화 이해하기 프로그램과는 차별화시켰다.
교육 내용은 베트남과 한국, 두 나라의 역사와 종교, 설화, 문화 충격, 가족과 친족, 성 역할, 대인관계 차이, 예절, 언어, 명절, 민간요법 및 한방에 대한 이해 등 다양하다. 배우자들이 서로 고유 문화와 관념, 사고방식, 행동 등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지속적으로 소통하도록 하면서 사랑스럽고 조화로운 그들만의 가정을 바로 세우는 노력(훈련)을 시키는 3단계 과정이 골자다. 특히 국내에 살고 있는 베트남계 이주민들이 받는 도전들, 예를 들어 문화 충격과 현실에서의 좌절, 민족공동체의 부재 문제 등이 조명됐다.
28일 교육에는 베트남계 이주민 판 티 멘(23)씨가 태어난 지 6개월째인 딸 지현이를 데리고 동서 노 투이 짱(24)씨와 나란히 참석해 두 나라를 비교하며 유사점과 차이점을 찾는 영상 강의를 수강해 눈길을 끌었다.
국내에 입국한 지 1년 6개월째인 판 티 멘씨는 "한국에 오기 전에 한국 문화와 역사를 짧게 공부한 적이 있지만, 이렇게 두 나라 비교 강의를 듣기는 처음이다"며 "평소 궁금했던 점을 속시원하게 풀어주고 재미있어 계속 듣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두 나라 사이에 생각했던 것보다 공통점이 많은데 놀랐다고 덧붙였다.
응우엔 카오 삼 신부는 이날 강의를 통해 성공적 국제결혼을 위한 조건으로 순응과 교감을 통한 문화 적응, 공감, 사랑 및 존경, 대화, 배움, 다른 문화 및 언어 좋아하기 등을 꼽았다. 이어 "한국도 빠르게 다문화사회로 옮겨가는 만큼 성공적 다문화가정을 만들기 위해 이주민은 물론 남편과 시아버지, 시어머니 등 모든 가족 구성원에 대한 문화 이해 교육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성북구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는 교육에 대한 이주민 가정의 반응이 좋아 다문화가정 바로 세우기 프로그램을 정례화시키기로 했다.
문의 : 02-953-0468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