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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디 짠 `죽염` 양치질에 천연 물비누 세수ㆍ샤워, 천연염색, 대지의 품에서 자라나는 온갖 식물과 벌레 찾아보기….
난생 처음 해보는 프로그램이지만, 아이들은 불평보다 외려 신기해하는 표정이다. 삶의 작은 불편이 가져오는 유익함에 오히려 기뻐한다.
의정부교구 한마음청소년수련원(원장 남덕희 신부)과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위원장 조대현 신부)가 처음으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환경캠프를 열었다. 7월 28일부터 8월 1일까지 경기도 양주시 한마음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린 `하늘ㆍ땅ㆍ물ㆍ벗 한마음캠프`는 어린이들이 하늘과 땅과 물을 벗삼아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는 귀한 기회가 됐다.
"선생님, 저 나무는 이름이 뭐에요?"
캠프 마지막 날인 1일 숲체험 시간, 한 아이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교사에게 질문을 던진다. 교사의 친절한 설명에 고개를 끄덕인 어린이는 공책에 자신의 체험을 적어 넣으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마음에 새긴다. 이날 숲 체험과 `자연물 이용하여 꾸미기`는 어린이들에게 자연과 생명의 의미를 일깨워준 자리였다.
나무와 야생초에 관한 교사의 설명을 통해 처음 본 나무와 풀 이름을 하나 둘 알아가고, 숲길에 떨어져 있는 나뭇잎과 나뭇가지, 꽃잎 등 자연을 꼼꼼하게 살펴보며 꾸미기 작품에 필요한 것들을 주워 바구니에 담는다. 작품에 꼭 필요해 보이는 자연물이 있어도 생명이 있는 식물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 있어 원하는 재료를 다 얻진 못했다. 하지만 아이들의 가위질과 풀칠로 숲에서 주워온 무생물이 하얀 전지위에서 예쁜 꽃으로, 푸른 나무로 다시 태어나는 기쁨은 직접 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체험이었다.
`보시니 좋았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캠프는 어린이들에겐 `참 불편한` 2박 3일이었다. 한여름 찜통더위에 선풍기 한 대 없이 지낸 건 둘째치더라도 자연에서 얻어낸 천연염료로 염색을 해보고, 땅에서 식물과 벌레를 찾아보며 땅의 생명찾기를 시도해보고, 우리 농산물을 직접 다듬고 요리하는 생명밥상 만들기를 해보고, 깔끔한 플라스틱 이름표가 아니라 우유곽을 가위로 오려 만든 다소 초라해 보이는 이름표를 달고 사흘을 지내야 했다. 하지만 어린이들은 자신의 작은 불편이 환경을 보호하고 지구가 건강해지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배우고는 불편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또 이번 캠프에서 어린이들은 큰 줄넘기, 닭싸움과 같은 전통놀이를 하며 서로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졌다.
이채원(헬레나, 12, 서울대교구 공항동본당)양은 "전엔 벌레를 많이 무서워했는데 `땅 생명 찾기`를 하고 나니 이제는 오히려 벌레가 친근하게 느껴진다"며 환하게 웃었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