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 충무로역 내 유실물센터에서 이형찬 주임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도시락통을 들어보이고 있다.
|
조그마한 손지갑, 옷가지가 담긴 쇼핑백, 털모자, 장갑 한 짝, 아내의 사랑이 듬뿍 담긴 도시락통….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깜빡 잊고 놓고 내리는 물건의 면면은 다양하다.
2일 오전, 서울메트로 충무로역 내 유실물센터에는 주인 손을 떠난 물건들이 수북히 쌓여있다. 그 종류도 수십가지라 마치 만물상을 방불케 한다.
서울메트로에 하루 평균 접수되는 지하철 유실물은 약 90여 건.
선반 빼곡히 들어찬 물건들은 제각각 `이름표`를 붙이고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 곳 물건들이 보관될 수 있는 법정기간은 1년 6개월이다. 이 기간 내 주인을 찾지 못한 유실물 중 현금과 귀중품은 국가에 귀속되고 다른 물품은 사회복지단체 등에 기증된다.
"요즘은 많은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물건을 찾아가세요. 하루에도 물건을 찾아달라는 전화가 100통이 넘게 걸려와요. 경기 탓일까요? 아주 작은 물건이라도 찾는 분들이 부쩍 늘었어요."
유실물센터 이형찬 주임은 최근들어 작은 물건 하나라도 꼭 챙기려는 문의 전화가 늘었다고 귀띔한다. MP3나 휴대전화처럼 값 나가는 물건을 잃어버려도 잘 찾지 않던 예년과 비교하면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특히 최근 급증한 분실 물품 중 두드러진 것은 직장인들의 도시락통. 점심 값이라도 아껴보고자 하는 직장인들의 세태를 반영하고 있는 듯 하다.
"이 곳에 있다보면 우리가 갖고 있는 `물건`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느끼게 되요. 한 번은 월급 봉투가 들어있는 배낭이 들어왔어요. 그 가방은 단순한 가방이 아니고, 잃어버린 사람의 땀과 수고가 담긴 결실인 것 같아 꼭 찾아주고 싶더라구요. 다행히 가방의 주인인 대학생이 나타나서 고마움을 표시하며 가져갔죠."
서울메트로는 유실물 정보 검색을 돕기 위해 유실물의 사진 정보와 습득 장소, 습득 시간 등을 누리방에 게재하고 있다. 문의 : 서울메트로 1ㆍ2호선 시청역 02-6110-1122, 3ㆍ4호선 충무로역 02-6110-3344
이서연 기자 kitty@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