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 물쓰듯하다`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물을 흥청망청 쓰면 낭비의 표현을 물에 빗댔을까. 한 조사에 의하면 서울시내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무려 237.6ℓ다.
화장실 1회 이용에 6~9ℓ, 샤워에만 하루 53.1ℓ를 사용하며, 세탁에 35.3ℓ의 물을 쓴다. 4인 가족이라면 한 달에 28톤이 넘는 물을 아무렇지도 않게 쓰고 있다. 반면 아프리카를 비롯한 물 부족 국가 사람들은 하루를 쓸 20ℓ의 물을 얻고자 4시간을 걸어야 하고, 그 물로 온가족이 씻고 마신다.
대림 4주차에는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ㆍ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담당 조해붕 신부)가 제시하는 즐거운 불편 운동을 통해 생명의 근원인 물에 대해 생각하고, 아껴쓰는 습관을 길러보자.
네 식구가 함께 사는 주부 신현주(아녜스, 49, 수원교구 죽전1동본당)씨는 15년 전부터 물을 절약하는 습관이 배 있다. 요즘은 특히 물이 적게 드는 손빨래에 재미를 붙였다.
빨래가 모였다 싶으면 손빨래로 하고, 청바지 등 손빨래가 힘든 것만 따로 모아 1~2주에 한 번 세탁기를 돌린다. 겨울철이라 빨래가 적어 손빨래로도 충분하다는 게 신씨 설명. 빨래 건조대를 방에 들여놓아 가습기도 필요 없다.
신씨는 물 절약의 기본에도 충실하다. 1ℓ짜리 우유병 2개에 물을 채워 변기에 넣었다. 이렇게 하면 한 번에 2ℓ씩 물을 절약할 수 있다. 손에 비누칠을 할 때도 수도꼭지를 잠가 물 낭비를 막고 있다.
또한 수시로 관리실에 연락해 물 사용량을 확인한다. 신씨네 가정은 지난 8~10월 월평균 19톤의 물을 사용했다.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다른 가정의 66 수준인 158ℓ다.
수질 오염 방지를 위해서도 애쓰는 신씨는 수원교구 환경센터에서 만든 저공해 `하늘샘 비누`에 EM세제를 반씩 섞어 설거지와 욕실 청소 등에 사용한다. 고3 아들 등 가족 모두 물 절약이 습관이 돼 있어 불편함을 못 느낀다.
신씨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은 물이 없어 죽어가고 있지만 우리는 너무 쉽게 물을 쓰고 있다"며 "나부터 물을 소중히 여기고 아껴써야겠다고 결심해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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